JYP 닮은 동기
WAR GAME이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되고 있었다. 이곳(용산 미군기지)에 지원 나온 병사들은 벌써 적응을 끝낸 것처럼 보였다. 처음 보았던 모습과 다르게 여유로워 보였다. 우리는 어디도 속하지 않은 자유로운 깍두기 신세였다.
다른 부대 아저씨들과 한가롭게 미군 자녀들의 힙합 댄스를 구경하고 있었다. 댄스가 마치자마자 우리는 군인다운 박수를 보냈다. 한창 WAR GAME이 진행되고 있는 사무실에 들어가는 횟수가 적어졌다. 우리 병사들을 찾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 멀리 가지 말아라."라는 말을 같이 온 간부로부터 들었다. 그도 안다. 우리를 통제할 여력이 없다는 걸.
WAR GAME은 갑작스럽게 종료됐다. 이유는 '바이러스 침투'로 인한 시스템 마비였다. 황당한 사고였다.
같이 온 선임하사는 우리에게 알아서 부대로 복귀하라고 했다. 친절하게 사단본부에서 여기까지 태워준 프린스는 없었다.
나와 같이 온 병사는 바로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다음날 각자의 부대로 돌아갔다. 미군기지에 있는 동안 자유로운 시강이 주어졌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따분해졌다. 유격장에 있는 부대원들이 궁금했다. 부대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니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다음날 아침,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수색대대로 복귀했다. 날이 화창한 가을날씨였다. 부대원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위병소를 지나자마자 대대장실에 복귀 신고를 하러 갔다.
"화랑! 코와붕가 상병 WAR GAME훈련 복귀를 대대장님께 신고합니다!"
"그래, 고생했다는 말 들었다. 여기 앉아라."(고생이요? 이거 아닌데...)
대대장은 WAR GAME에 대해서 물었고, 내 이야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코와붕가 상병, 수고한 의미로 3박 4일 휴가를 주겠네."
"감사합니다!"(솔직히 받고 싶지 않았다. 한 달을 휴가 다녀왔는데 다시 나가라니..)
유격장 복귀는 다음 이야기에 하겠다.
우선 소대에 같이 있는 나보다 세 살 많은 동기를 소개하겠다.
그는 사회에서 배를 타다 왔다. 해군사관학교 또는 해양대 출신이 아니다.
그야말로 날 것 그 자체인 '어부'였다.
그의 얼굴은 JYP(박진영)을 닮았고, 몸은 다부졌다. 그의 손바닥을 보면 고생의 흔적을 알 수 있다.
그는 소대에서도 화기분대였다. 60 기관총을 다루는 분대라 몸이 크고 다부진 인원이 많다.
성격은 눈에 보이는 허세와 뻥을 자주 쳤다. 그래도 행정관이 언제나 찾는 일등 작업병이었다.
그는 나를 동기라는 이유로 작업병에 합류시켜 줬다. "고맙다, 형철아"
그는 선임들에게 이쁨을 받았다. 그런데 문제라면 후임을 거칠게 다뤘다.
집합과 얼차려는 그의 주툭기였다. 같은 일병 선임과 상병 선임을 하면서 나는 언제나 그의 뒤에 있었다.
선임들은 나를 동기와 비교하며, 똑바로 하라고 갈굴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게 나는 3박 4일 휴가증을 들고 본업인 '유격장 조교'로 복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