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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성일 Dec 17. 2020

안녕, 우리들의 반려동물

: 펫로스 이야기

안녕, 우리들의 반려동물
 : 펫로스 이야기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
여덟 가지 이야기
8/2
어제는 첫 번째, 오늘은 두 번째 이야기

.

.

.


 "나는 해 주던 것을 더 해주고,

해 주지 못했던 것을 해 주면 된다고 말한다." 

.

.

.


"두 번째, 사진을 많이 찍어 두세요."


오래전 내가 직접 장례를 맡아 담당했던

한 보호자에게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아이를 떠나보낸 지 3년이 넘었다고 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명했던 아이의 모습과 형태가 머릿속에서 잘 떠오르지 않고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는 얘기였다.


 다시 제대로 떠올리려고 해도...

 행복했던 몇몇 장면이 통째로 떠오를 뿐이었다. 촉촉하게 젖어 있던 콧방울,,,

살짝 처진 눈썹의 각도, 작지만 뾰족했던 이빨, 햇빛 받아 반짝이던 털처럼 오감을 동원해 겨우 기억해 낼 수는 아이의 생김새가 또렷하게 머릿속에서 그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보호자는 10년을 넘도록 함께 지냈는데

겨우 3년 만에 자식을 잊어버린 부모가 된 것 같다며 한참 동안 죄책감을 미안함을 토로했다.
물론,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사진을 아주 많이 찍어 놓는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생전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파 사진을 정리하거나 찾아보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조금씩 삶에 스며들기 시작할 후회에 대항하기 위해 ‘나만 아는 기억’을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백업해 놓을 필요가 있다. 그리워하는 것도 기억이 남아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세 번째, 아이의 털을 조금 모아 두세요."

.

.

.

(내일, 이야기~)







「안녕, 우리들의 반려동물 : 펫로스 이야기」 중에서


http://brunch.co.kr/publish/book/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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