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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0 – Bravery. 8

파트 8 - 균열

by The being

방송은 끝났다. 하지만 그 여운은 학교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교실마다, 복도마다 정적이 흐른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고, 누구도 웃지 않았다.


미라주뉘는 방송실에서 천천히 걸어나온다.


복도에 서 있는 학생들 사이를 지나며, 그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를 따르던 아이들은, 이제 명확한 대열로 움직이지 않는다.


혼란과 감정, 정체성과 질문이 섞인 물결처럼 움직인다. 군단은 교무실, 체육관, 급식실로 흩어진다.

일부는 바닥에 앉아 조용히 중얼거리고,


어떤 아이는 운동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질서는 무너졌다.


하지만 이건 혼란이 아니다.


모두가 다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그때, 자비가 움직인다. 그의 발걸음은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그 뒤를 선희, 노블, 프린터, 콩이 따라온다.

자비는 운동장 한가운데로 향한다.


학생 몇 명이 그들을 바라본다. 그러나 아무도 길을 막지 않는다.


자비는 멈춰 선다. 그리고, 이든을 바라본다. 이든은 그를 마주보며 천천히 일어선다.


두 사람 사이엔 말이 없다. 그러나 공기 속에서 무언가 진동하고 있었다.


자비: 많이 무거웠지?


그 말은 부드러웠다. 질문이라기보다, 기다림에 가까운 목소리.


이든은 대답하지 않는다. 고개를 떨군 채, 숨을 고른다.


자비: 나는 네가 왜 여기에 서 있는지, 묻지 않을게.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말도 쉽게 하진 않을 거야.

자비: 넌 큰 결심을 했고, 그 결심에는 이유가 있었겠지. 나는... 그 이유를 다 알 수 없어도 괜찮아.


그는 그저, 조용히 이든을 바라본다.


노블: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만… 잊지 않으면 돼.


프린터: (작게) 다 무너졌지만, 그 빈 곳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그릴 수 있어.


선희: 너는 혼자가 아니야. 아니, 한 번도 혼자였던 적 없어.


콩은 이든 앞에 다가와 손을 뻗는다. 그 손엔 작은 반짝이는 돌 하나가 놓여 있다.

콩: 나는, 네가 오래전부터 이걸 떨어뜨린 줄 알았어. 근데 너는 단지… 숨기고 있었던 거야.

이든은 고개를 든다. 그의 눈동자에 작게 흔들리는 빛이 생긴다.


그 순간,


학생들 사이에서 울음소리 하나가 터진다. 처음에는 작았지만, 곧 퍼진다.

그건 슬픔이 아니었다.


지금껏 말하지 못했던 모든 감정이 터진 소리. 그리고 그 울음은 학교 전체로 번진다.


말 없는 아이들의 표정에, 작고 미세한 미소가 스며든다.


무너졌던 학교 안에, 처음으로 새로운 숨결이 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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