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10 – 기적의 울림
(광장. 무너진 건물 잔해와 부서진 간판이 흩어져 있고, 바닥엔 유리 파편이 빛을 반사한다. 기름 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사람들의 고성은 여전히 거칠다. 그러나 공기는 달라졌다. 논알콜이 부른 첫 노래의 울림이 분노를 갈라놓았다. 군중의 눈빛은 혼란스러웠다. 분노와 후회, 증오와 희망이 뒤엉켜 있었다. 그러나 어둠은 완전히 물러서지 않았다.)
(광장 외곽, 찬성파 무리가 기름통을 끌고 나온다. 라이터 불꽃이 꺼질 듯 깜빡이며 언제든 폭발할 듯 위태롭다. 그림자 병사들은 여전히 군중을 부추기며 커지고 있다.)
논알콜: (마이크를 움켜쥐며, 떨리는 숨) “…지금 멈추지 않으면, 모두 끝장이야.”
자비: (조용히, 따뜻하게)
“두려워도 괜찮아. 하지만 기억해. 네 노래는 이미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어.
이제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야.”
(논알콜은 눈을 감는다. 목의 통증이 칼날처럼 매섭다. 그러나 손끝은 Voix Divine의 온기를 느낀다. 그 온기는 단순한 도구의 힘이 아니라, 그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맥박과 공명하고 있었다. 과거가 스친다. 수많은 조명 아래 립싱크를 하던 ‘알콜’의 시절. 함성 속에서도 텅 빈 공허만이 울리던 무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눈앞엔 상처 입은 군중이 있고, 그들의 심장에 다가가야 한다.)
논알콜(노래, 절규하듯):
“꺼진 불씨여, 아직 남아 있잖아—
숨이 멎어도, 다시 피어날 수 있잖아!”
(광장이 진동한다. 사람들의 무릎이 떨리고, 돌을 쥔 손이 힘을 잃는다. 그림자 병사들의 몸체에서 금이 일어난다. 울림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심장을 때리는 파동이었다.)
논알콜(속마음): 이제 난 가짜가 아니야. 내 노래가 진짜야. 내 심장 그대로야.
논알콜(노래, 더 크게):
“난 네가 웃을 수 있도록 노래한다!
난 네가 울어도 안아줄 수 있도록 부른다!
(Voix Divine이 빛으로 번쩍인다. 공기는 파열음처럼 갈라지고, 그림자 병사들이 찢겨 나가며 사라진다. 군중의 눈이 점차 맑아진다. 울음이 고성과 뒤엉켜 광장에 번진다. 이는 절망의 울음이 아니라, 후회의 눈물, 희망의 눈물이었다.)
보존파 청년: (돌을 내려놓으며) “…내가 왜 싸웠지? 난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찬성파 상인: (눈물을 흘리며) “내 가게도, 이 동네도, 다 잃고 싶지 않았어…”
(사람들이 서로를 부둥켜안는다. 아이의 작은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린다.)
아이: “싸우지 마세요… 다치지 마세요.”
(그 한마디가 Voix Divine에 실려 광장을 적신다. 남은 그림자 병사들이 갈라지고 사라진다. 어둠이 후퇴한다.)
(혼돈이 가라앉고 병원에서 픽스가 서서히 눈을 뜬다. 논알콜이 달려가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하지만 또렷하다.)
픽스: “네 목소리… 들었어. 끝까지, 다.”
논알콜: (눈물이 맺히며) “픽스! 네가… 네가 깨어났구나.”
픽스: (미소를 짓는다) “넌 이제 가짜가 아니야. 진짜 노래를 했어.
사람들을 울리고, 멈추게 했잖아.”
논알콜: “너 없인 못 했어. 넌 날 웃게 만든 사람이니까.”
픽스: (숨을 고르며) “난 당분간 무대에 설 순 없겠지. 하지만 괜찮아. 네가 계속 노래한다면, 난 어디서든 그 노래를 들을 수 있어.”
(논알콜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논알콜:
“픽스, 내가 약속할게. 네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 거야.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지 않고, 웃으며 살아가는 세상.
언젠가 너를 그 세상으로 데려갈 거야.”
픽스: (눈을 감으며, 미소) “그 약속… 난 믿어. 그러니까, 가. 네 길을 가.”
(논알콜은 마지막으로 그녀의 손을 이마에 대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놓고 병실 문을 나선다.)
(복도. 자비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 지쳐 있었지만, 눈빛만은 살아 있었다. 논알콜이 문을 닫고 나오자, 자비가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자비: (부드럽게)
“오늘 네 노래가 이곳을 살렸다.
그리고 이제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와 함께 가자.”
선희: “페이트 가이드는 네가 우리 곁에 설 거라고 가리키고 있었어.”
노블: “오늘의 모든 순간을 기록했어. 넌 이제 우리의 동료야.”
프린터: (스케치를 보여주며) “흩어진 어둠 속에서, 네 선율이 길을 열었어.”
콩: (짧게) “같이 가자.”
논알콜: (눈물을 닦으며, 미소) “좋아. 나, 너희와 함께할게.”
(자비가 고개를 끄덕인다. 모두 함께 복도를 걸어 나간다. 발걸음은 느리지만, 확고하다.)
(저녁 하늘은 붉게 물들어 가고, 거리에는 고요가 내려앉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 미스터 스트라이프가 서 있다. 그는 틱장애로 어깨를 움찔이며 병원 창문을 올려다본다. 그의 표정엔 묘한 웃음이 번진다.)
스트라이프: (낮게 중얼거린다)
“…또 하나가 일어났군.”
(그는 한참 병원을 바라보다, 이내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그날, 논알콜은 진정한 노래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그림자는 이미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논알콜(속삭이며):
“너의 세상, 내가 노래로 지켜낼게.
네 눈물이 멈추는 날까지,
내 심장은 널 위해 울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