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being Dec 05. 2024

에피소드 5 - Daybreak's Bell(1)

파트 1 -  숨겨진 돌들의 무게

파트 1: 숨겨진 돌들의 무게     


한 줄기 바람이 숲속 나뭇잎을 흔들며 지나갔다. 자비, 선희, 노블, 프린터는 페이트가이드를 따라 깊은 숲속의 오래된 산사태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수년 전 학생들이 현장 학습 도중 산사태에 휩쓸려 희생된 장소다. 흙더미와 바위 잔해는 여전히 그날의 참혹함을 고스란히 남기고 있었다.     


자비는 페이트가이드의 화면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디지털 지시선과 위치 정보가 표시되었고, 화면에는 사고 발생 지점과 잔해의 분포도가 깔끔하게 나타나 있었다.


페이트가이드가 진동과 작은 알림음을 내며 중요한 지점을 표시했다.     


자비: "여기야. 이곳이 사고의 중심지였던 것 같군."     


그는 화면을 확대하며 잔해 사이에 남은 길을 확인했다. "여기선 돌이 무너지며 전부 덮어버렸어."     

선희는 흙더미 위를 천천히 걸으며 그곳의 흔적을 살폈다. 무거운 공기와 침묵 속에서 무언가가 그녀의 감각을 자극했다.     


선희: "여기 남은 건 단순한 사고가 아니야. 이곳에선… 아직 끝나지 않은 무언가가 느껴져."     

그녀는 조용히 안대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렸다.     


노블은 페이트가이드의 지시를 따라 작은 기념비가 묻힌 지점으로 걸어갔다. 몇 송이 시든 꽃이 놓여 있었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했다.     

노블: "사람들은 이 사고를 잊어버리고 싶어 했던 걸까? 아니면 기억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서 피한 걸까."     

그의 목소리는 쓸쓸하게 울렸다.     


프린터는 그늘진 나뭇가지에 기대어 앉았다. 그는 스케치북을 펼치고 사고 현장을 조용히 그리기 시작했다.     

프린터: "여기선 누구도 편히 쉴 수 없었을 거야. 무언가가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한 것 같아."     


그때, 멀리서 한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은근한 미소를 띠며 천천히 다가왔다. 발소리조차 흙더미에 묻혀 조용히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류현: "먼 길 오느라 수고했군요."     


그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부드럽게 웃었다. "류현입니다. 이곳과 사고의 진실에 대해… 몇 가지 알려 드릴 이야기가 있죠."     


자비는 미묘한 경계심을 품으며 류현을 바라보았다.     

자비: "여기엔 무슨 목적으로 온 겁니까?"     


류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류현: "이 사고는 단순히 산이 무너진 것으로 끝난 게 아닙니다. 때론 사람들은… 무너진 잔해 위에 자신들만의 집을 짓기도 하죠."     


선희는 놀란 표정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선희: "그게 무슨 뜻이죠? 누군가 이 비극을… 이용했다는 건가요?"     


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류현: "누군가는 돌을 쌓고, 누군가는 그 돌을 디딤돌로 삼았죠. 재난은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노블은 그의 말을 듣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되받아쳤다.

노블: "그 돌에 깔린 사람들은 누가 돌본 거죠?"     


류현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천천히 대답했다.

류현: "아무도 돌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직도…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자비는 류현의 태도를 살피며 조용히 말했다.

자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사고의 상처를 치유하고, 여기에 묶인 이들이 평온을 찾도록 돕는 겁니다."     


류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어딘가 불길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류현: "그것이 쉬운 일일 거라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