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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옆동네들 빵 2

체코,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등 독일 국경 접한 나라들의 빵을 엿보다

by 연우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독일 옆동네 빵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에 앞서 도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독일은 국경이 맞닿은 나라들이 꽤 많다. 교통의 허브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은 아닐 것이다. 커다란 물류 차량들이 독일의 고속도로를 통해서 동서남북을 바쁘게 움직인다.

독일은 고속도로 통행료가 없다. 당연히 톨게이트 같은 개념도 없다. 그냥 무료로 다닌다. 그렇다고 고속도로의 정비가 불량한 것도 아니다. 다른 나라의 도로에 비해 정비가 훌륭하다. 독일이 유럽에 기여하는 면이 적지 않을 것이라 추측한다.


빵 얘기 아니고. 도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나큰 유럽대륙에 많은 국가들이 국경이라는 행정 구역 하나로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뭐 옆동네 가듯이 비교적 쉽게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했기에 독일을 포함한 유럽은 역사적으로 밀접하기도 하지만 수백 년 동안 음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이동되고 섞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브로첸(작은 빵)과 소시지 또는 햄 같은 육류와 함께 먹는 것이 기본이다. 덩어리가 큰 빵은 슬라이스 해서 역시 슬라이스 된 치즈와 햄, 살라미 등과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단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 볼 수 있는 식문화 형태이다. 단지 빵의 질감이나 맛 등의 소소한 차이만 있을 뿐. (사실 이것도 외국인인 나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이들에게는 큰 차이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뮌헨의 대표적인 맥주와 함께 먹는 음식인 화이트소시지(따뜻한 물에 담가서 먹는다)와 브레츨.

독일의 옆동네인 체코,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유사한 빵들을 볼 수 있었다. 페어링 되는 음식이 조금씩 다를 뿐.

하지만 곁들여 먹는 음식에 따라 함께 제공되는 빵이 꼭 있어야 되기도 했고, 빵이 있어도 없어도 다 좋은 경우도 있었다.

유럽인들에게 주식인 밀로 만든 빵은 역시나 적재적소에 있어야 했다. 우리의 쌀밥이 그렇듯.



요즘 체코에서 핫하다고 알려진(체코 프라하의 핫한 맛집으로 알려진 곳. 참고로 한국인들 꽤 많음.)

빵과 함께 먹는 음식들이 조금씩 다른 것은 당연하겠지만. 특히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만든 사우어크라우트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것이 재밌었다.

특히 체코의 한 음식점에서 먹었던 사우어크라우트와 치즈절임과 함께 먹었던 빵.

페타치즈로 보이는 치즈를 절인 것인데 꽤 훌륭하다. 여기서 킥은 사우어크라우트. 보통은 소금에 절인 것이 제공되는데, 여기는 김치찌개처럼 익혀서 제공되었다. 이런 형태는 오스트리아에서도 맛볼 수 있었다.

유럽 어디에서나 유사한 메뉴. 슈니첼, 굴라쉬, 학센 등


어떤 식사에는 구워진 빵 질감이 아닌 쪄진 형태의 빵 질의 빵이 제공되기도 했고. 그러한 빵은 진득한 소스를 찍어 먹기 좋았다. 또 감자로 만든 감자떡 같은 빵과 떡의 중간 형태인 음식이 제공되기도 하는 등 적재적소에 알맞은 다양한 형태의 탄수화물이 제공되었다.


그럼에도 역시 한국인들은 채소발효식품과 함께 고기랑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나보다.

몇 끼 연달아 먹은 육류들이 질릴 때쯤 나타난 김치찌개 같은 사우어크라우트. 뻣뻣한 빵 질린다던 사람들이 갑자기 맛있단다.

빵은 원래도 그 맛이었다. 빵은 죄가 없다. 우리의 혀가 낯선 음식에 지쳤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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