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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Laugenbrezel

Lauge에 담그는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독일 빵류

by 연우


동생네 가족이 독일에서 머물던 때. 워낙 한식을 못 먹으면 안 되는 가족들이었기에(한 끼라도 꼭 고추장찌개며 김치찌개 등의 한식을 먹었다) 매일 아침식사를 빵으로 하는 우리 가족 식사와는 다른 메뉴를 차려주고는 했다.

어느 날 아침. 동네 빵집이 아침 7시에 문을 열기에 아침운동을 하고 들어오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런저런 빵을 가득 사서 집에 들어왔다. 갓 구워진 빵 냄새는 이길 수 없지.

김치찌개를 먹겠다던 동생네 가족들이 한 사람씩 냄새에 이끌려 주섬주섬 식탁에 앉기 시작했다.


한 봉지 가득 라우겐크로와상, Laugeneck(잿물처리로 만든 페이스트리) 등과 호밀 빵 등을 꺼내는 내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관찰하는 그들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날 아침 그 많은 빵을 모두 먹어치웠다. 그중 lauge에 담가 구운 형태인 빵이 인기였다.

어쩜 이런 식감과 맛을 낼 수 있냐며 마냥 신기해했다.


Brezel. 나에게는 독일 빵으로 대표되는 브레츨.

다소 뻣뻣하지만 씹을수록 짠맛과 고소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빵.

소다(식용 가성소다 또는 베이킹 소다, 잿물, Lauge)에 반죽을 담가 굽는 형태의 빵이다.

외관상으로 딱 봐도 잿물 공정을 거쳤다는 것이 보인다.


라우겐크로와상

버터가 잔뜩 들어가서 형성되는 켜를 가진 크로와상과 페이스트리가 분명한데, 잿물처리한 페이스트리류 빵은 바삭함 보다는 단단한 식감이 있다. 켜가 잘 형성되어 바삭함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반전을 선사한다.

한 입 깨물어 먹었을 때 치아가 찐득하게 들어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떡의 쫀득함까지는 아니다.

암튼. 너무 바스락거리지 않아 덜 흘리면서 먹을 수 있고, 버터의 고소함은 살아있는. 뭐 이래저래 먹는 맛이 있는 재밌는 빵이다.


평소에 버터나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피이스트류의 빵들을 즐겨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설탕의 단맛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유제품에 대한 소화력이 약한 탓이기도 하고. 물론 나름 고칼로리 섭취로 인해 살찔 우려가 있기에 조금 덜 먹으려 자제하는 편이다.

그런데 유럽에 살면서 버터를 안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라우겐 페이스트리류는 종종 즐겨한다. 터무니없는 단맛도 없거니와 잿물 처리한 빵의 독특한 식감이 좋다.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말로 애써 합리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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