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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erteig 사우어도우

마시는 빵이었던 맥주의 시초가 된 발효종.

by 연우
독일 마트에서 판매되는 발효종

Sauerteig. 사우어 도우(Sourdough). 발효종. 또는 르방(Levain).

빵 좀 먹어본 사람들은 골라서 사 먹는다는 발효종 빵. 단어를 풀어 보자면 신맛 나는 반죽이다.

예전에 사우어도우로 구운 빵이 한국에 정착할 초기에 빵이 상했다며 환불하러 오는 손님들이 더러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빵집 운영하는 지인에게 전해 들은 적이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맛이 나는 것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과연 빵에서 신맛이 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독일을 포함한 유럽 빵의 기본 맛인 신맛.

이번 글은 지난번 독일 밀에 이어 독일 빵의 근본을 이루는 재료 중 주발효원인 사우어도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우어도우. 즉 발효종은 기존의 효모(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에 Saccharomyces cerevisiae)가 아닌 천연에 널리 존재하는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원을 만든 것을 말한다.

Saccharomyces cerevisiae는 맥주효모라고 불리기도 한다.

원래 맥주는 마시는 빵이었다. 저온에서 구운 발효종빵을 물을 섞어 발효시켜 마신 것이 맥주의 기원이다. 예를 들어 건포도와 설탕 또는 꿀을 섞어 만든 발효종. 호밀가루만으로 만든 발효종 등. 사실 발효종은 만들려고 하면 무궁무진하다.


사실. 한참 발효종에 꽂혀있을 때 누룩으로도 발효종을 만들어 논문을 쓴 적도 있다. 누룩 발효종으로 만든 빵에서 독특한 치즈향이 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룩에는 여러 다양한 미생물군과 효소가 있어서인지 반죽이 너무 묽었고. 만드는 빵마다 그렇게 부피도 작고 신맛이 날 수가 없었다. 누룩을 발효원으로 하여 빵을 만드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소논문 하나만을 쓰고 아쉽게 마무리를 지었다.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에 효모로 발효시킨 빵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맛과 풍미를 갖는다. 왜냐? 같은 효모는 같은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 각지에서 각기 다른 발효종을 만들어 빵을 만들었을 때는 다양한 풍미를 갖는 빵이 만들어진다. 그렇지만 발효종의 작은 단점은 효모뿐만이 아니라 유산균도 함께 자랄 수 있어 반죽에서 신맛이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에 단독으로 발효를 할 때만큼 발효력이 뛰어나지 않다.

사우어도우로 100%로 발효되는 반죽은 발효력이 약해 힘들게 발효가 되기 때문에 부피가 매우 작다. 그래서 신맛이 난다.

발효종을 넣어 반죽을 만들면서 영상으로 남겨보았다. 발효종을 만든 후 빵 반죽에 첨가하면 된다.


독일에서 먹는 대부분의 식사 빵들은 발효종을 섞어서 만든다.

호밀가루와 발효종만으로 만든 빵은 역시 부피면에서 차이도 있고 맛 차이도 있다. 하지만 내가 먹어 본 독일 빵들은 일반적으로는 30%~50% 정도의 발효종을 첨가해서 빵을 만든다. 그래서 적절한 신맛의 빵을 맛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음식의 신맛을 선호하지 않는다. 아주 적은 신맛이라도 귀신같이 잡아내는 예민한 혀 덕분에 음식이 상한 것도 잘 잡아내는 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빵의 신맛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발효종 고유의 향과 밀가루를 구웠을 때의 베이킹의 향 등이 잘 어우러지는 그 지점을 즐긴다.

이렇게 발효종 빵을 식사용으로 말고 맥주와 함께 먹어보길 권해본다. 둘 다 효모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맥주와 빵의 페어링이 훌륭하다. 예를 들어 스타우트 같은 진한 풍미의 맥주와 달달한 단팥빵. 그리고 밀맥주와 발효종 빵. 단, 열량이 좀 걱정된다면 식사대용으로 한 끼 즐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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