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우스 마운틴과 화이트 락
밴쿠버에 오래 머문다면 왕복 두 시간 정도 걸리는 두 곳을 추천한다.
1. 그라우스 마운틴
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친구의 권유로 얼떨결에 가게 되었다.
인터넷 예매가 현장 예매보다 저렴하니 인터넷에서 구매 후 입장 시 받은 바코드를 보여주면 된다.
여름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해서 캐나다 플레이스 앞에서 타면 된다고 알아봤지만 3월에는 아쉽게도 셔틀버스가 운행하지 않았다. 어떻게 가야 할지 관광안내소에 물어보았다. 직원이 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씨 버스를 타 바다를 건너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는 친절한 설명과 씨 버스 티켓을 주었다.
항상 씨 버스를 타보고 싶었지만 딱히 갈 일이 없었기에 공짜 티켓과 함께 기분 좋게 시작했다.
씨 버스를 타고 보는 밴쿠버는 과장 조금 보태 뉴욕과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서 사람들이 내리는 곳에 따라 내린 곳은 첩첩산중이었다. 온라인으로 산 티켓은 그라우스 마운틴까지 올라가는 왕복 케이블카 비용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관경은 그야말로 대자연이었다.
울창한 나무와 길게 이어지는 강. 이 경관을 두고 케이블카에 내리기 아까워졌다.
케이블카에 내려 도착한 곳은
눈의 세상이었다.
고도가 높아 아직 녹지 않은 눈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마주하게 되었다. (3월 기준)
어쩐지 스키복과 보드를 챙겨 온 사람이 버스에 탔을 때 눈치챘어야 했다.
사진으로는 티가 나지 않지만 눈이 사람 키만큼 쌓여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잘못되면 큰일 나는 생각을 하니 그만 아찔해져 사람이 많은 카페테리아로 돌아왔다.
카페테리아 입구 리셉션 직원에게 이 곳에서 할만한 액티비티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지금은 스키시즌이고 여름에는 곰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못 보냐고 물어보았는데 동면중이라고 대답했다.
겨울잠을 수능 영어 단어장에서만 보았지 직접 들어 본 적은 처음이었다.
카페테리아는 구름이 걷혀 또 다른 관경을 만들어냈다.
같이 온 친구 말로는 이 곳이 휘슬러보다 더 아름답다고 한다. 휘슬러를 가지 못했던 나는 위로가 되었다.
도심에서 버스 타고 1시간 정도만 나와도 이런 스키장을 이용한다는 것이 부러워져 또 가슴 아파진다.
눈 덮인 산꼭대기와는 다르게 지상은 그저 맑고 투명한 봄 하늘이다.
2. 화이트 락
화이트락은 밴쿠버에서 한참 아래로 내려가 미국과 국경이 접한 지역에 위치한다.
미국에서 밴쿠버로 돌아오는 밤기차에서 해변가를 바로 지나는 기찻길에서 이 곳이 너무 예뻐 언젠가 가봐야지 했었는데 지명을 몰라 그대로 잊혔다. 그런데 친구가 화이트락에 가자고 해 먼 길을 스카이 트레인과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미국 국경과 접해서 그런지 캐나다 느낌보다 미국의 느낌이 물씬 나는 동네였다. 친구의 말로는 이 곳은 노스 밴쿠버처럼 은퇴한 부자들이 내려와 한가로이 지내는 곳이라고 한다.
이 곳은 산타모니카와 비슷했다. 한참을 해안길을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찬 바람에 사진을 찍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아무 곳이나 들어가 보았는데 분위기며 맛이며 모든 게 좋았다.
봄에 방문한 화이트락은 한가했으나 여름에는 사람이 아주 많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동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