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준비했던 마라톤을 3월에 잘 마치고 왔습니다. 마라톤을 잘하기 위해서 체력과 뛸 수 있는 근력이 필수적이겠죠. 막상 준비해 보니 필요한 것들이 더 많았습니다. 바로 러닝 아이템들이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날씨에 대비하기 위한 옷이 필요했고 조금이라도 완주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마라톤대회에 맞는 신발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마라톤 대회에 맞춰 관련 아이템들을 구매하고 준비하는 것들을 통해 배운 것들을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1. 대회 두 달 전부터 고민했어요.
마라톤 등록신청을 완료 한 날부터 의상을 고민했습니다.매서운 추위가 한창이었던 1월에 아직 두 달도 더 남은 3월의 마라톤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죠. 한겨울보다는 추위가 덜 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검은색 바람막이를 주문했고 하의도 추위로 부터 보호해야기때문에 레깅스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고민했던 건 러닝화였는데요. 유튜브와 블로그에 검색하기를 반복하고 이것도 부족하다고 느껴 러닝 전용 카페에 가입해 러닝화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고민의 반복 끝에 아식스의 매직스피드2라는 러닝화를 구매했습니다.
2. 고민은 오래 했지만 박스는 뜯어보지 않았습니다.
긴 고민 끝에 구매한 마라톤 의상을 바로 잘 활용했을까요? 생각보다 박스 안에 있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특히 러닝화는 신발 상자 안에서 나오지 않은 상태로 있었고 바람막이는 사이즈가 잘 맞는지도 입어보지 않았네요. 막상 구매하긴 했지만 마라톤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입어보기를 계속해서 미뤘던 것입니다. 구매하기 전에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과는 정반대로 막상 결제와 배송이 완료됐음에도 아직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또한 구매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반품과 교환을 할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완전히 내 물건이 되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3. 결국엔 Tag를 잘라내야 한다. (내 것으로 만들고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결국엔 내 것으로 할지, 아니면 내 것으로 안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특히 대부분의 사업장은 규정을 통해 약 14일 정도 고민할 시간을 소비자에게 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산 물건도 그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그 시간이 다가오니 그때서야 박스를 자세히 열어본 뒤 옷과 신발들을 다시 한번 착용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착용과 함께 결정을 해야 하는데요. 그 행위가 바로 상품에 달린 Tag를 잘라내는 것이었습니다. Tag를 자른다는 건 이제 정말 내 것이 되고 이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교환가능시기의 마지막 날이 돼서야 저는 상품들에 달린 Tag를 잘라내고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자연스럽게 세탁도 한 뒤 예쁘게 보관을 시작했네요. 러닝화의 경우 주기적으로 새로 산 러닝화를 신고 훈련을 했고 훈련 후 밑창의 상태든 더욱 면밀하게 관찰하고 관리했습니다.
4. 우리는 진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을 때 Tag를 자른다.
Tag를 자른 뒤 저의 행동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니 내가 마주하는 다른 것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제가 등록한 영어학원도 영어 실력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완전히 내 것이 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학원을 등록하기 전까지는 영어에 대한 관심과 검색정도로 그쳤다면 영어학원을 등록한 뒤 영어에 대한 공부와 학습을 제대로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니스 라켓을 구매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히 테니스 레슨 학원에서 구비해 놓은 테니스로 레슨을 받을 수 있음에도 조금 더 테니스에 집중하고 잘하고 싶기에 저만의 라켓을 구매한 것이지요.
결국엔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들이 계속 생겼다가 사라질 텐데요. 고민 끝에 정말 내 것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누군가에겐 결제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배송완료가 될 수 있는 각자만의 행동들을 하며 우리는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행동할 수 있는 것들이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될 수 있지만 결국엔 각자가 생각하는 Tag를 자르는 행동을 통해 진짜 내 것들을 하나씩 만들어가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