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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글 Dec 13. 2020

감사를 다시 생각한다는 의미

2020년이 지나가기 전에 고마움과 감사를 전달해요.

들어가며


12월 12일 어머니의 생신을 기념하여 가족 식사를 하던 도중 아버지의 스마트폰 사진첩에서 5년 전 저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장소는 전라남도에 있는 한 장학재단이었고 치아교정기를 막 입에 부착한 시점의 나는 어렸기도 했지만, 부자연스럽게 웃고 있었는데요. 장학증서를 들고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은 다시 봐도 걱정 없고 행복해 보이기만 합니다. 실제로도 감사했고 행복했던 순간입니다.



장학금을 받는다는 것


대학교 3학년 때 아버지는 건강에 더 신경 쓰고자 퇴직을 하게 되셨어요. 부모님은 자연스럽게 아들 둘의 대학교 학비를 걱정하시는 것 같았고, 저는 당당하게 "제 학비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번 기회에 알바도 제대로 하고 홀로서기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드렸죠.

하지만 대학생이 홀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만 늘어갔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장학금 모집은 마감된 상태였는데 학기 등록 며칠 전 전라남도의 한 장학재단에서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학교 장학처를 통해 내용을 전달받았습니다. 서둘러 관련된 서류를 학교에 제출하고 일주일 뒤 저는 2년 동안 저에게 전액 장학금을 제공한다는 장학증서를 운 좋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2년 동안 장학재단의 장학금을 통해 경제적인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고, 스페인 교환학생도 장학금을 받아 다녀올 수 있었어요.   



잠시 잊고 있었다, 나는 복 받은 존재라는 것을


돌이켜보니, 장학금을 비롯해 저는 지금까지 여러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나에게 다양한 조언과 기회를 준 지인도 있었고, 옆에서 묵묵하게 응원해준 친구도 있었고, 머나먼 스페인 땅에서 처음 보는 나에게 관심을 준 이도 있었지요. 항상 믿어주는 가족도 생각이 나고, 잊을만하면 연락을 주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형도 생각나네요.

감사라는 단어로 떠오르는 사람을 나열한다면 끝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막상 감사하고자 하면 생각나는 사람들, 감사한 일은 많은데 일상에선 자주 잊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감사하며 살기로 다짐은 자주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나치게 집중한 탓인지 한동안 감사를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조금 늦더라도 감사한 일이 떠올랐을 때 주저하지 않고 감사를 표현해보려고 노력해보고자 합니다.


생각날 때 바로 감사를 표현하자.


저에게 장학금을 준 장학재단에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해보다가 재단 홈페이지에 접속했습니다. 거기에는 장학생들이 남긴 감사의 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94년도에 장학금을 받아 대학교수가 되었다는 장학생의 글부터, 올 해에 장학금을 수여받아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학생의 다짐글까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감사의 흔적을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저도 조금 늦었지만 아래와 같이 재단에 글을 남겼습니다.


[홈페이지에 작성한 전문]

안녕하세요. **재단 장학생 ***입니다.


목포에서 장학금 수여식을 마치고 장학금을 받는다는 사실에 가족과 함께 기뻐했었던 게 얼마 전 같은데 저는 벌써 직장인 4년 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장학금 덕분에 걱정 없이 공부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고, 현재는 **기업에서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며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가족 식사 자리에서 저의 대학시절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연히 아버지 사진첩에 있던 장학금 수여식 사진과 함께 **재단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고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감사함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재단의 장학금은 대학시절의 조력자이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이 될 때쯤 아버지께서 건강이 안 좋아지셨고, 퇴직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학비를 어떻게 마련하면 좋을지 스스로 걱정하던 찰나에 **재단이 저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주었습니다.

 장학금은 제가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 주웠고 감사하게도 스페인 교환학생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주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저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도움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저 또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치며


앞으로 지금까지 제가 받았던 감사한 일들을 잊지 않을 것이고 생각이 날 때마다 감사 표현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제가 받았던 감사한 일들을 다른 이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번 해봅니다.

제 글을 읽는 여러분도 떠오르는 감사한 일이 있으신가요? 더 늦지 않게, 올해가 가 전에 감사를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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