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부터 서울남산도서관에서 소설창작 강의를 시작한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약 18명의 수강생분들이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해주시는 덕분에 나도 즐기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처음 서울교육청 평생교육원 강사일을 맡았을 때는 금전적인 면에서 고민이 많았다. 교육청 예산으로 지급가능한 강사료는 대단히 한정적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모 공립도서관에서 4주차 강의를 진행하며 받은 강의료가 평생교육원의 20주차 강의료보다 많은 실정이니,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와 강사일을 병행하고 있는 나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젊다 못해 어린편이다. 그러니 먹고 사는 일이야 어떻게든 하나씩 길을 터나가면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돈 말고도 중요한 것이 참 많다. 요즘은 그걸 조금씩 체감하고 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운영중인 <작가가 되는 시간>이라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얻는 수익의 상당액도 저소득층 청소년 후원기관에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금을 생각하지 못하고 수익의 대부분을 기부금으로 내버린 탓에, 실제 벌었던 수익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무지는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져 주변 지인들께도 하소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창작강의는 내게 의미가 깊다. 홀로 외로운 시간 속에서 배워온 것들을 남에게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그 결과가 텍스트 혹은 책이라는 명확한 성과로 나타난다는 게 즐겁다.
단순 경제논리로 생각하면 이곳저곳에서 진행중인 창작강의를 그만두는 게 옳겠지만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다. 그건 단 하나의 가능성 때문인데, 바로 내가 나눈 지식을 기반으로 더 나은 작품을 창작해낼 뛰어난 잠재력의 소유자가 이 세상 곳곳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고, 최근에는 이를 실제로 체험하고 있다.
나는 작가이기 이전에, 한 명의 독자다. 그러므로 좋은 글을 창작해내는 작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른 그 누구에게도 아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그런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