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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채로운 윤슬 Jun 10. 2024

무언의 응원

금요일 오후,

일주일의 고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한동안 건강한 식사만 하다가 오랜만에 피자를 시켜먹었다.


피자가 도착하자 그는 신나게 피자를 입에 넣었지만 밀가루 맛이 난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치킨, 피자, 컵라면을 매우 좋아하던 그였는데, 예전엔 일주일에 두 번씩 치킨을 시켜 먹을 때도 자주 있었는데 입맛이 그새 바뀐건가 싶어 신기했다.




"주말에 뭐 할까?" 그가 내게 물었다.

"간만에 등산이라도 갈까"


공황으로 힘들어할 때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등산을 다녔는데,

이제는 많이 호전되어서인지

동에 소홀해진게 생각나서 등산을 제안했다.






따스한 햇살이 창가로 스며드는 주말 아침, 토스트를 만들었다.


그가 한 입 크게 베어고는 밀가루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제 건강한 음식을 잘 챙겨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토와 김밥을 싸서 산으로 출발했다.

오랜만에 등산화를 신고

등산 스틱을 쥐고 산행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등산을 제안한 것은 나였지만,

그는 나보다 훨씬 더 산을 잘 탔다.


그는 앞서 가다가도 뒤돌아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빛은 따뜻했고, 그의 미소는 온화했다.

말 없이도 눈빛으로 응원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의 눈을 바라보고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나는 새로운 일에 대해 겁 없이 시작하지만 끝까지 이어가는 데는 약 편이다.

그는 무언가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었다.


성향이 많이 다른 둘이 만나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응원하면서 함께 성장해나간다.




"요즘은 피곤한거 좀 어때?"

그에게 물다.


"등산다녀오고 나서는 피곤함이 많이 없어진 것 같네."

등산과 운동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자연 속에서 힐링을 찾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먹고

문화 생활을 즐기다보니

길게만 느껴졌던 수술 날짜가 느덧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


수술날을 손꼽아 기다려왔지만

막상 수술날이 다가오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무사히 수술을 끝내야할텐데,

혹시나 더 많이 전이가 된 건 아닐까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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