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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포항에서 이틀을 머문 숙소는 이층에 있었어요.
방이 두 개, 거실과 주방 공간이 있는 구옥 주택이었습니다.
친구는 시큰둥했지만, 왜 집을 다 부수고 왜왜왜 똑같이 생긴 고층 아파트만 지어대느냐, 그럼 나처럼 주택에 살고 싶은 사람들은 어디서 사느냐 흥분을 해 대는,
구옥 주택 예찬론자인 내 마음에는 쏙 들었습니다.
그 집에서 우리는 밥을 지어먹고 그림을 그리고, 늦은 밤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어요. 늦게 자는 나와 일찍 일어나는 친구의 기상 시간은 달랐고, 서로의 시간에 맞춰 일어나면, 일어났느냐 아침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밥을 데우고 반찬을 꺼내 아침 밥을 먹었습니다.
그러자 마치 우리가 한 집에 사는 그냥 식구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현관문을 열고 서면 눈앞에 바로 붉은 동백꽃이 보였습니다.
마당 안에 나무가 한 그루 있고, 싹이 오르기 시작하는 키 작은 식물들이 있고, 붉은 꽃잎이 구슬처럼 마당에 흩어져 있었어요.
그런 마당 한편을 갖고 싶습니다. 봄마다 마당에 꽃씨를 뿌려 자기들 마음대로 자리 잡고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