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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 ttuk Oct 01. 2022

나만의 보호색

상황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 모드로 변신하는



  게임에는 필요한 상황에 따라 방어, 공격, 리스폰(사망 후 다시 부활하는 개념) 등 다양한 모드를 취할 수 있다. 비단 게임 캐릭터뿐만 아니라 사람 또한, 각자의 내면에는 적극적인 면도 있고 소극적인 면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혈액형이나 별자리 대신 물어보는 MBTI 질문처럼, 각자의 성격유형을 구분하고 각 그룹마다 결속하며 유대관계를 맺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느낌이다. 총 16가지 유형이 있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유형이 바뀌기도 하고 필자 역시 두 차례나 바뀌기도 했다.(ESFJ->ISFJ->INFJ) 그만큼 외부 환경과 내면의 변화로 인해 사람의 타고난 기질은 바꾸기 어렵더라도 성향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변화가 있지 않더라도 일상에서도 우리는 스스로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정말 가깝고 편한 사람을 만날 때면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본연의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있을 때는 ‘낯가림하나만큼은 어디 가서 뒤처지지 않을 만큼 어색함 가득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미처 나도 몰랐던 애교 가득한 모습을 알게 되고, 때로는 서운했던 점들을 말하다가 언성이 높아지면서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 사람은 이런 성격이야”라고 딱 구분지어서 말하기 어려울 만큼 남들이 모르는, 심지어 나조차도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될 때가 많다. 필자 또한 누군가는 소심하고 말 수가 없는 편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흥이 많고 말이 많은 편이라고도 듣기도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있겠지만 한국사회 특유의 고정관념과 남에 대한 시선 의식 속에서 조금 다른 '' 삶을 살아간다는  쉽지 않은  같다. 대표적인 예로 나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있을  그저 '다름' 아닌 '틀림'으로 간주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종종 있었다. 사람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기질과 성향이 다른데 그저 이중적인 잣대로 내편과 내편이 아닌  마냥 구분하는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 한편에 불편한 마음이 올라오곤 했다. 완벽한 소수보다는 조금 불완전한 다수가 사회 분위기를 바꿀  있듯, 존중은 어렵더라도 약간의 관용과 이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일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필자 또한 결백한 사람은 아니기에 과거에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을 수도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  하나일 것이다.


인간관계 고민은 어쩌면 평생 갖고 가야 하는 우리의 숙제 같은 것일 텐데, 관계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면 늘 드는 생각이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빛의 강약과 온도, 감정의 변화에 따라 보호색을 취하는 '카멜레온'이 생각나곤 한다. 그때그때마다 다양한 모드의 나 자신으로 변신해서 상황에 맞게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부터 동아리나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순간이 오면 "저는 스펀지처럼 이 모임 분위기에 잘 흡수될 자신이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호기롭게 말하곤 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마음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보다 잘 적응하고 싶고, 잘 흡수되고 싶은 마음은 모두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들이 많이 발생하겠지만, 그간 쌓아왔던 경험들을 토대로 보다 유연하게 풀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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