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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 ttuk Feb 28. 2022

'득과 실' 사이에서의 균형 찾기

약의 효능과 부작용 사이에서 안정을 찾기 위한 고민의 흔적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허상에서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수없이 알아보다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지만, 그것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한 부분의 '기회비용' 작든 크든 존재할 것이다. 유독 '경쟁 구조'가 고착화된 한국사회에서는 네임밸류 있는 학교 입학을 위한 입시 준비, 본격적인 직장생활과 함께 이직 준비 및 퇴사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 놓이는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보다 나은 선택을 하고 싶고 결정을 내릴 때 '득과 실'을 비교해가며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취할 것이다.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의 개념은 더욱 심할 것이고 자본주의 사회에 있는 만큼 우리는 끊임없는 고민의 굴레 속에서 스스로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때로는 최선을 선택하려다 차선마저 놓칠 수도 있기에 더 지연되기 전에 본인의 선택을 믿고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득과 실’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평소에 일상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부분 중 하나인데, 남의 고민은(제삼자의 입장)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막상 그 상황이 나에게 닥치게 되면, 비슷한 상황이었음에도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진다. 일례로 연애 고민처럼 남들에게는 척척박사처럼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면 발을 동동 구르며 좀처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 찾아오듯 말이다.


이처럼 작게는 일상의 사소한 고민부터 크게는 큰돈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나 본인 인생에 있어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 더더욱 고민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오랫동안 복용해오고 있었던 정신과 약이 바뀌면서 약의 효능과 부작용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가 무척 힘들었다. 약이 가져다주는 효능이 크기에 그만큼 따르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인지하고 있지만,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힘든 기간을 보냈었다.


정신과 약물은 증상이 심해지거나, 혹은 외부 환경에 의해 생활패턴이나 스트레스 요인이 바뀌는 등 다양한 이유로 종류를 바꾸거나 증·감량을 하기도 한다. 약에 예민한 사람들은 소용량에도 금방 체감을 하기도 하고 그만큼 조율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필자 또한 10년 넘게 복용해왔지만 약이 추가되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오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일반 건강기능식품도 약간의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정신과 약물은 아무래도 다른 약물보다 감정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민감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흔히 알고 있는 졸림·어지러움, 속이 거북한 증상부터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크고 작음의 차이가 있을 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에 처방받은 약은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물로 집중력과 각성을 향상시키는 약물로 주로 ADHD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 중 하나이다. 오랫동안 우울함과 무기력한 증상을 겪으면서 원래는 아침에 선택적으로 복용했었던 약이었는데 ADHD 검사에서 나온 유의미한 결괏값과 유독 '집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일 아침 복용하는 방식으로 바꾸게 되었다.


*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집중력을 조절하고 각성을 향상시키는 약물이다 제형에 따라, 속방형 제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수면발작 치료제로 사용되고, 서방형 제제는 ADHD 치료제로 사용된다 중추신경을 자극하므로 가급적 오전 중에 투여하도록 한다. 주된 부작용으로는 불면, 불안, 두통 등이 있다. (네이버 약학 용어사전 인용)


  원래 복용했었던 약이라 약의 효능을 익히 알고 있었고 그 효능을 보기 위해 복용량을 늘린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큰 부담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약에 의존할 순 없기에 매일 하는 스트레칭, 건강기능식품 복용, 주 1~2회 러닝 등 최대한 규칙적인 습관과 함께 더욱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려고 했다. 다행히 약의 시너지 효과 덕분인지 그간 하고 싶었지만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아 못했던 부분들을 하나씩 실행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부작용은 따를 수밖에 없는 법인가 보다. 과도한 '긴장'과 수시로 몸이 빳빳하게 굳어있는 느낌을 받았다. 의식적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려 보기도 하고 스트레칭이나 심호흡을 해보기도 했지만 좀처럼 몸은 이완되지 않았고 그렇게 몇 주가 지나다 보니 어깨와 등에 통증이 생겨 책상 앞에 조금만 앉아 있어도 자세가 너무 불편해서 좀처럼 안정된 자세로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감정은 보통 휘발되고 나면 다시 상기시키면서 끄집어내는 과정이 어려워서 평소에 노트에 틈틈이 적어두곤 하는 편인데, 약 증량 후 당시 적었던 부분을 잠시 공유하고자 한다.



21.10.11(월) 콘서타 36mg 복용한 지 3일째 적은 다이어리 내용 일부 발췌

*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감정표현을 위해 별도의 수정과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콘서타를 먹은 지(매일 아침 36mg씩 복용) 딱 3일째다. 확실히 먹으면 그날 할 수 있는 할 일 혹은 일의 양(그게 운동이든 포스팅이든, 독서든 스트레칭이든, 어디를 갔다 와야 하는 일정이든)이 늘어난 것 같다. 항상 '집중'이 잘 안 돼서 혹은 '막연한 불안함'으로 인해 시도만 하다가 끝마치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씩 마무리를 짓기 위한 발판을 이제 막 밟고 올라간 느낌이라 시작이 좋다는 느낌과 이제 좀 가속도를 낼 수 있나 싶은데 반면에 너무 불편하고 답답(압도된) 건 항상(자는 시간 빼고) 몸이 경직되어 있고 빳빳하게 굳어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스트레칭도 더 자주 하고 물도 자주 마시고 최대한 몸 컨디션 신경을 쓰고 있는데 깨어있는 내내 그냥 몸이 내 몸 같지 않다. 말랑말랑한 몸 상태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조금만 덜 경직되어 있으면 좋겠다. (중간 공백) 이거 쓰고 나서도 바로 폼롤러 스트레칭하러 매트 위로 올라갔었는데 하여튼 조금이라도 몸이 이완되고 릴렉싱 됐으면 좋겠다.


물론 당시는 복용한 지 며칠 안된 상황이었지만 그 이후에도 적은 내용을 보면 전반적으로 '긴장'과 '경직'이라는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이 적혀 있었다.



'쉽게 긴장하고 불안을 잘 느끼기에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편에서도 언급한 부분으로 자주 몸을 이완해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평소 폼롤러나 스트레칭 밴드를 통해 수시로 이완을 해주려고 하지만 어느새 보면 내 몸은 또 잔뜩 경직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무거운 짐이 가득 들어 있는 가방을 늘 어깨에 메고 다니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적응될 법도 하지만 심호흡을 자주 필요로 하는 나에겐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렇게 부담되고 버거운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인 오늘 아침에도 복용하고 나왔고, 치료진과 꾸준한 면담을 통해 조금씩 약물을 조율해나가고 있다. 약 처방전에 적혀있는 대로 같이 먹으면 좋은 영양소인 마그네슘(Mg)도 잊지 않고 챙겨 먹고 있다. 약을 통해 도움받는 부분이 있다면 결핍되는 부분들은 다른 것들로 보완하고 채워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랜 기간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면서 개인적인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지내왔지만 기질·성격적인 부분과 주변 외부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호전됐다가도 극심한 슬럼프에서 며칠 동안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종종 찾아온다. 그래도 수년간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면서 조금씩 단단한 자아로 성장해가고 있는 만큼, 이제는 더 이상 '치부'가 아닌 '같이 안고 가는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오늘도 스스로 채찍질보다는 당근 하나를 더 주면서 격려해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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