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에 열정을 다할수록 스트레스를 받는다.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조금 모순 적이긴 하다. 배드민턴 선수도 아니면서, 실력을 두고 경쟁을 벌이지도 않는데, 좋아하는 한계를 넘어서다 보니 취미임에도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다. 즐길수록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 한가운데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옴을 느낀다. 그리곤 이렇게 못하는 나를 보며 ‘왜 실수했지’하는 생각이 많아진다. 나와 비슷한 실력인 초보 언니와 함께 혼합 복식경기에 들어갔다. 경쟁보다 즐겁게 치는 것이 우선인 게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수 차이가 너무 벌어지거나 나의 실수가 잦아지면 화도 났다.
같이 게임을 들어간 분들은 스스로에게 분해하는 모습들을 보며 놀리시곤 했다. 실수하지 말라고. 그럴 줄 알았다며. 장난 섞인 타박을 들을 때면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받아치고 넘길 수 있었다. 그래도 계속되는 잔소리(?)에 살짝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장난 보다 내 실력과 운동 신경에 대한 자책이 더 크게 느껴져서다. 진짜 두 달 열심히 쳤는데 ‘난 정말 실력이 조금도 늘지 않았나?’ ‘정말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분명 조금 늘긴 했는데.’하곤 말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배드민턴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그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 것이다.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속상한 것이고,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늘 에너지 있기 게임을 즐기며 치다 풀이 죽은 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같이 게임을 쳐주셨던 분이 상처받지 말고,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전해주셨다. ‘지금처럼 열정 있게 열심히 하다 보면 늘 거라고.’ ‘잘할 가능성이 있으니 모르면 이해될 때까지 물어보고 넘어가라고.’ 기가 죽은 내 모습을 알아차리고 세심하게 연락 주셔서 감동이었고 감사했다. 위로의 말을 보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고. 다시 열심히 잘 보겠다고 다짐 같은 답장을 보내고 나서야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