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새로운 운동을 즐기고 싶어서 배드민턴을 배우고 싶어서 시작했다. 배드민턴을 배워서 무엇을 하겠다는 목적도 없었고, 얼마나 배워서 어느 자리까지 올라가겠다는 특별한 목표가 있는 상태로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레슨을 시작하며 점점 배우다 보니 욕심이 생겼고, 점차 이기고 싶은 사람도 생겼다. 저 사람보다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또 다른 사람보다는 못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사람은 내가 꼭 이겨야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시작하긴 했지만, 내 안에 숨겨 놨던 승부욕과 오기가 슬슬 올라오고 있었다. 비교당하는 게 싫어서, 지는 건 더 싫어서 오히려 누군가를 이기겠다는 생각을 숨겨왔다. 승부와 경쟁에 너무 치우치면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 싫어질까 봐, 내가 이겨야겠다는 상대를 미워하고 시기하게 될까 봐서였다. 즐기면서 경쟁하는 것. 이 두 가지 마음을 모두 잡기 어렵다.
‘누군가를 꼭 이겨야만 할까’ 하는 생각도 한 편으로 들었다. 즐기려고 시작한 운동이었고, 지금 운동을 배우고 시작해서 프로 선수가 될 것도, 운동 업계에 몸을 담을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취미로 일반 사람들보다 좀 더 진심으로 좋아하는, 약간의 전문성이 더해진,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솔직하게 누군가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일부러 누군가를 이겨야겠다는 마음을 내비치지 않았다. 겉으로 티를 내는 것보다 내면의 단단함을 채우고 내실을 다지는 게 먼저였기 때문이다. 조용히 실력을 쌓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언제 가는 누군가를 이길 수 있게 되고, 일부러 누군가를 이기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승부의 목표는 누군가를 이겨야겠다는 것일까. 원래 스포츠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일까. 목표가 있어야 운동을 배우는 의미가 있는 것일까.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기겠다는 목표가 있어야 더 열심히 할 의지가 생기고, 더 잘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배드민턴엔 실력에 따라 여러 급수가 있다. 보통은 A~D정도로 나누고 그 밑은 초심자로 보면 된다. 목표는 급수로 잡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잡아야 한다고 한다. 급수가 아닌 사람이 목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잘하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떻게 치는지, 보고 배우면서, 따라 하려고 노력하면 급수는 저절로 그에 맞춰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급수가 되면 눈앞에 급수에만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배드민턴을 치겠다는 더 큰 목표를 그릴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끝이 정해진 목표 말고, 더 멀리 보고 오래 치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