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 사이에서는 아무도 모른다

by 미래

네트 플레이가 기본인 배드민턴은 공격권을 누가 가지느냐의 싸움이다. 공격권을 가진 팀이 더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을 높이 올려주려고 한 게 아니라 누가 어떻게든 네트를 겨우 넘을 높이만큼만 낮게 보내서 공격을 유지하려고 하느냐가 중요하다. 공이 높으면 높을수록 공격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공격권을 주지 않기 위해 웬만하면 공을 낮게 보내야 한다. 그러면 상대는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고, 기회는 우리 팀으로 넘어오게 된다.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누가 더 어려운 공을 넘겨주느냐의 싸움이다. 내가 쉽고 편하게 공을 네트로 넘기는 순간, 공격권은 상대편으로 가고 우리 팀은 힘들게 수비할 수밖에 없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쉽게 준다고 쉽게 돌아오지 않는 게임이 배드민턴이다.


네트를 두고 벌이는 경기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대부분 공은 둥그니까 게임의 결과도 장담하지 못한다. 넘어갈 것 같던 셔틀콕이 네트에 걸리는 일도 상당히 많고, 우연히 네트 맞고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일도 종종 있다. 셔틀콕이 라켓에 닿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기에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공도 받아낼 준비가 필요하다.


모든 게임은 이기기 위해 한다. 어떤 사람도 질 것 같다는 생각으로 코트 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진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그 경기는 진 것과 마찬가지다. 이기려면 공격해야 한다. 실력자 대부분은 공격했을 때 웬만하면 수비를 다 할 줄 안다. 오히려 실수를 유발하기 위해 더 매서운 공격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한 이유다. 내가 어떻게 수비하고, 어떤 공을 상대 네트로 넘기느냐에 따라 상대가 쉽게 공격할 수 있을지 말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내가 수비를 잘하면 상대 공격은 힘들고 어려워진다.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인 이용대 선수도 수비가 더 안정적인 수비형 선수로 불린다. 최고의 수비는 최고의 공격이라는 말도 있지만, 네트 경기인 배드민턴에서는 오히려 최고의 공격은 최고의 수비일지도 모른다. 잘 막고, 잘 넘길 수 있으면 어떤 공격도 두렵지 않다. 때리는 것보다 먼저는 막는 것이다. 스키나 스케이트 등 어떤 운동을 어떤 운동을 하든 가장 먼저 배우는 건 잘 넘어지는 방법을 아는 일이다. 다치지 않게 넘어지는 일이 나를 보호하는 일이듯, 수비는 팀을 지키는 일이다. 팀을 잘 지켰을 때 승리도 할 수 있는 게 대부분의 스포츠이자 배드민턴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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