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렇게 진심입니다.

by 미래

배드민턴을 치다 보니 발바닥에 물집이 크게 잡혔다. 처음에는 스텝이 잘못되었나. 아니면 신발이 잘 맞지 않아서 그런가. 아프기도 아팠지만, 갑자기 생긴 물집에 꽤 신경이 쓰였다. 제대로 걷기 힘들었고, 발이 아파도 절뚝거렸다. 그래도 어떻게든 배드민턴을 치러 갔다. 아무리 배드민턴을 치다가 다친 상처라 해도 배드민턴을 포기할 수 없었다. 빨리 새 살이 돋으라고 자주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는 게 배드민턴을 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이었다. 신기하게도 체육관에 도착해 신발을 갈아 신는 순간 통증이 사라지는 듯했다. 아픈 만큼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배드민턴 칠 때만큼은 물집 잡힌 발이 아프지 않았다.

배드민턴을 하면서 체육을 전공한 사람, 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 십 년 이상 운동해 온 사람 등 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 전문적으로 운동해 온 사람들이 보기엔 취미 그 이상으로 운동해 본 적 없는 내가 우스워 보이는 것 같았다. 취미 이상으로 운동을 할 일도, 당연히 취미 중 하나가 운동이지 라는 생각이 잠깐 머릿속을 스쳤지만, 걸어온 길이 다르니 이해는 했다.


“진짜 운동해야 해야지” “‘하는 척’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들 했다. 물집 잡혀서 배드민턴을 쉬어야겠다고. 아파서 못 하겠다고 말하거나 아픈 티를 낸 적은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자존심은 상했다. ‘대체 날 뭐로 보고.’ 아예 시작도 안 하거나 안 했으면 몰라도 한 번 시작하기로 했으면 진심을 다해서 하는 편인데. ‘네가 뭔데 나를 판단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나의 진심을 몰라주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건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오늘 운동 완료’ 인증이 SNS 트렌드가 되고, 운동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든 진짜로 열심히 하는 마음이든 어차피 진심이란 건 눈에 보이지 않고,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이다. 상대를 나를 어떻게 보고 생각하는지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는 게 더 중요하다.


‘이건 내 진심이고 노력의 증거야.’ 그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나만 알면 됐다. 처음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서운했지만, 물집 잡힐 만큼 열심히 뛰었다는 거고, 아파도 포기하지 않고 운동을 했다는 거고, 그만큼 배드민턴을 애정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으면 그걸로 만족하면 된다. 내가 나를 알아주는 마음은 변하지 않으니까. 누가 알아봐 달라고 운동한 적 없다. 알아주길 바란 적도 없다. 오로지 내 만족과 기쁨을 위해서 했을 뿐이다. 내가 나를 소중하고 기특하게 여길수록 여리지만 단단하게, 홀로서도 아름답게 살아갈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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