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읽기요? '힙'하지 않잖아요

by 캘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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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는 트렌드는 ‘팬덤’이다. 팬덤이 없으면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국내에 트로트 열풍을 갖고 온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 출연자에 대한 팬덤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만하다. 방탄소년단을 전 세계적인 아이돌로 끌어올린 것도 팬클럽 아미의 자발적인 영상 공유에서 비롯됐다.

특히 미스터 트롯 출연자들의 국내 인기는 연예인 가운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출연한 방송의 시청률은 이제는 방송사에서 마의 고지가 된 10%를 훌쩍 넘는 게 예사가 됐으며, 그들의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수십만명을 넘는다. 그들이 방송에서 부른 노래의 유튜브 클립은 몇 개월만에 1,000만뷰를 돌파한다. 미스터 트롯 출연자들이 나온 방송 짤마다 ‘00씨 때문에 내가 산다’ ‘우리 00씨 항상 응원해요. 00씨의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라는 댓글이 수천개씩 붙는다. 모두 40~50대 이상 팬덤이 이끌어낸 트로트 열풍이다.

그렇다. 언론에도 팬덤이 있어야 한다. 그 팬덤은 언론사가 될 수도 있고, 기자 개인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언론사에 팬덤이 형성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회사의 경우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신규 소비자가 유입되야 기존 소비자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매출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언론사의 구조는 있던 집토끼들도 떠나가는 구조다.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기사를 공짜로 볼 수 있는데다 언론사의 기사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핵심 요소가 빠져 있다. 더구나 이미 스마트폰과 OO패드 등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을 통해 대학과제와 회사 업무 등을 처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언론 기사 자체는 나의 정체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신문과 TV에서 송출되는 뉴스 자체가 나의 ‘힙(hip)’함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아니라 나의 ‘올드(old)’함을 드러내는 도구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기존 신문이란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접하던 구독자들도 집값 상승과 노후 준비로 삶이 점점 팍팍해 지면서 한 푼이라도 돈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다. 지면 기사가 나에게 가져다 주는 효용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까지 신문을 구독할지 기약할 수 없다.


국민이라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일부 공중파 방송사의 수신료도 마찬가지다. TV를 보지 않고, 심지어 집에 TV가 아예 없는 사람들도 보지도 않는 방송의 수신료를 내야 한다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나에게 재미와 정보를 가져다주는 플랫폼에는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실내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다른 앱을 하면서도 유튜브를 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대표적인 이유다. 소비자들이 기사를 읽는다는 행위는 나의 인생의 일부시간을 할애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의 인생 일부를 할애해서 읽은 기사가 나에게 행복과 정보의 획득이라는 효용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면 그것을 볼 이유가 없다. 내 평상시 업무의 생산성만 갉아먹는 부정적 요소는 내 인생에서 과감하게 ‘삭제’ 버튼을 누르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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