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콘서트가 폐지된 이유

by 캘리박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폐지됐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의 주말을 책임져 왔던 프로그램이었다.

개콘이 끝나며 나오는 이태선 밴드의 '바밤밤' 마지막 반주를 들으며 우리는 '아 내일부터 또 한주가 시작되겠구나'라고 약간의 우울함과 함께 잠에 들었다. 내가 2000년대 초반 군대에 있을 때도 개콘은 모든 군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청량제 같은 역할을 했다.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 역시 개콘이었다. 가끔 고향에 가면 부모님은 이미 재미가 없어진지 오래된

개콘을 무의식적으로 틀어놓으셨다. 나는 한시간 가량 단 한번의 미소도 짓지 않았다. 전혀 재미가 없었다.

부모님은 재미가 없어하시면서도 그냥 틀어놓으셨다.

그러던 개콘이 폐지됐다.


개콘이 폐지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개그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개콘이 재미가 있다면 안 볼이유가 없다. 하지만 최소 7~8년 전부터 개콘은 재미가 없어졌다.

'너네 이거 안 웃기니? 웃어야지.. 한번 웃어봐' 이런 느낌이 강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고객인데 웃음을 강요당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무대에선

개그맨들과 제작진만 즐겨하는 그들만의 리그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둘째는 사람들이 지상파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제 지상파라는 플랫폼을 거의 보지 않는다.

애국가 시청률과 비슷한 각종 드라마와 뉴스 시청률 표를 보면 이해가 간다. 오히려 케이블과 종편

드라마와 예능이 훨씬 재밌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데 광고가 붙을리 없고, 방송국 입장에서는 광고가 붙지 않는데 출연자가 수십명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단순히 오랜 전통을 가졌다는 이유로 유지해야 할 필요가 없다.

개그콘서트보다 개그맨들이 하는 개인 유튜브가 더욱 재밌고, 일반인들이 하는 유튜브 콘텐츠가 더 재밌다.

일단 식상하지가 않다.


뭔가 느낌이 오지 않는가?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기사는 재미가 없다. 일단 기사를 읽으면 짜증이 난다. 뭔가 불편하다. 자꾸 지적질을 하는 것도 싫다. 그리고 신문은 더욱 불편하다.

몇 년전까지만해도 좁디 좁은 지하철에서 신문을 펴서 보는 40~50대 아저씨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 볼 수가 없다. 나도 출퇴근길래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한달에 한두번 볼까 말까다. 우리 아파트

통로에도 신문을 두 가구 정도 보는 것 같다. 신문이라는 플랫폼은 이제 거추장스러운 천덕꾸러기가 돼 버렸다.

그저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바닥에 까는 정도의 효용만이 남았다고나 할까. 너무 잔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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