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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식스팩 도전은 무리일까

충동이냐 건강이냐 기로에 선 남자들의 로망

by 강상철

식스팩은 남자들의 로망이다. 식스팩은 남성미의 상징이다. 남자들이 운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반발할지 모르겠다. 여성의 복근은 차라리 아름답다. 반면 식스팩은 힘이 느껴진다. 반듯한 근육들의 힘이다. 근육들 중 복근은 남다르다. 바로 정면에 위치하고, 몸의 중심에 있다. 위치상 복근은 성적인 매력도 높인다. 무엇보다 복근은 뱃살이 갖는 이미지의 반전이다.


최근 프로필 사진 찍는 것도 유행이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보면 프사를 찍고 싶은 충동이 인다. 어차피 짧은 인생, 한번 정도는 기록을 남겨보고 싶기도 하다. 프사의 상징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복근이다. 사실 운동하다 보면 복근보다는 다른 근육들이 더 중요함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아마추어에겐 복근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복근은 마치 식욕과도 같다.


뱃살은 한때 인격으로 통했다. 배가 불러야 만사가 평온했다. 반면 배고픔은 트라우마다. 배고파야 의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배가 불러야 정서가 원만해진다. 배고픔은 다이어트의 적이기도 하다. 요요의 배경도 결국 배고픔이다. 내장을 감싼 표피의 반전이 복근이기에 놀라운 것이다. 운동에 눈뜨면서 식스팩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복근 운동에 힘쓴다. 물렁한 배에 근육이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배 중심부위로 경계선도 일단 어렴풋 만들어졌다. 이제부터는 도톰하게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게 식스팩은 과정일 뿐이다. 식스팩 때문에 운동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식스팩은 늘 희망이다. 매번 갖는 복근 훈련, 크런치 운동이 즐거운 이유다. 복근 운동만 한다고 식스팩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신체의 모든 지방과 근육은 배와 코어에 연결돼있다. 함께 발달돼야만 가능하다.


식스팩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식스팩을 평생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식스팩이 곧 건강의 척도도 아니다. 식스팩의 형성과 소멸이 자괴감을 낳기도 한다. 그럼에도 식스팩을 향한 구애는 끝이 없다. 남자는 남자로서, 여자는 여자로서 식스팩을 예찬한다. 식스팩을 향한 열정을 나무랄 순 없다. 식스팩이 최종 관문이 아니란 것도 안다. 그러나 운동 근육세포들은 결국 복근으로 향할 것이다. 복근을 틈틈이 단련하는 이유다. 뱃살과 씨름하고, 복근을 단련하는 하루가 힘들어도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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