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펜 성분의 토마토와 완전식품 계란의 조화
토마토가 몸에 좋은 건 다 아는 사실. 리코펜이라는 항산화 성분 때문이다. 리코펜은 학계에 검증된 성분 중에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에 있는 리코펜은 특히 올리브유와 가장 궁합이 맞다. 매일 올리브유에 토마토만 볶아먹어도 건강 챙기는 데는 그만이다.
한때 양식이 끌렸다. 양식은 매너의 요리로 통했다. 레스토랑은 늘 로망이었다. 깔끔한 식탁과 단아한 메뉴들, 와인까지 동경의 대상이었다. 레스토랑에는 늘 멋진 남녀가 나온다. 대화도 음식만큼이나 맛깔나게 보였다. 재료도 늘 영양의 상징처럼 보였다. 스테이크, 브로콜리, 파프리카, 양송이버섯, 올리브유, 칵테일새우, 모짜렐라치즈….
파스타는 드라마 제목도 있다. 셰프가 유행하는 시대를 이끌었다. 셰프가 되고 싶다는 꿈도 대세가 됐다. 양식은 늘 기대 이상으로 미각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양식은 심플함이 강점이다. 접시 플레이팅이 한몫한다. 접시는 음식물이 도드라지게 보이게 한다. 하얀 접시 위에 펼쳐진 파스타에 무장해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양식은 남자들을 주방으로 유인했다. 가족을 위해 스파게티 요리를 해주기 위해서다. 반면 한식 요리에 뛰어드는 남자는 드문 일이다. 나도 양식요리에 꽂힌 적이 있었다. 아내와 함께 집에서 근사한 양식요리를 먹는 꿈을 꾸곤 했다. 정작 양식요리의 혜택은 처조카들에게 돌아갔다. 다 커버린 조카들은 지금도 이모부가 해준 스파게티가 가장 맛있었다고 얘기한다.
토마토소스도 직접 만들었다. 토마토소스는 가장 아끼는 후배에게 선물까지 했다. 그 선물은 어떤 것보다 근사한 추억이 됐다. 그러곤 양식요리가 멀어졌다. 아니 한식이 주된 요리가 됐다. 양식 요리가 나빠서가 아니다. 한식 요리가 더 좋고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끔 양식요리를 하곤 한다. 스크램블에그토마토가 그것이다.
가끔씩 해 먹던 피자도 멀어졌다. 밀가루 음식을 절제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양식은 특별한 경험이다. 한식이 채울 수 없는 추억을 준다. 피자 한판에 빙 둘러앉아 나눠먹는 모습은 늘 즐거운 기억이다. 비록 한식은 내게 운명이 됐지만, 양식은 내게 영감을 주었다. 성장하는 조카들과의 추억, 아내 병원 간호사들로부터의 ‘강 셰프’ 호칭은 양식을 통한 교감 덕분이었다.
토마토는 먹기 좋게 썰어놓는다. 먼저 계란을 스크램블 해서 접시에 담는다. 스크램블은 계란 요리 중에 가장 간편한 방법이기도 하다. 프라이는 노른자를 보호하는 작업이 중요하고, 계란찜은 중탕으로 익히는 절차가 필요하다. 볶음밥도 준비한다. 서양식으로 따지면 리조또다. 양파, 당근, 피망, 새송이버섯을 잘게 잘라 밥과 함께 볶으면 된다.
탱탱한 새송이버섯과 비타민의 황제 브로콜리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버섯과 브로콜리를 볶다가 토마토 넣고 충분히 볶아준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바질, 오레가노, 파슬리, 후추 가루를 살짝 쳐주고 토마토소스를 적당량 얹어 볶아주면 완성. 토마토소스는 시중에 나와 있는 걸 써도 좋다. 나는 직접 만든 걸 쓰는데, 뿌리식물인 비트를 갈아 넣으면 붉은 열정의 색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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