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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철 May 16. 2019

분양보다 값진 선택, 리모델링 인테리어

14년 만에 낡은 삶을 재구성해 준 집닥 인테리어


한국의 도시 주거는 아파트가 대세다. 층층이 성냥갑처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분양 모델하우스가 새롭게 북적이지만 이를 뒤집진 못한다. 똑같을지언정 새집이라 다들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자재들도 현대식으로 구비돼 편리와 효용성을 자랑한다. 소비자들은 욕망과 충동을 피해 갈 도리가 없다.


결혼한 후 처가에서 산 지 어언 14년. 장녀인 처가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2003년이니 16년째다. 아파트가 낡을 대로 낡았다. 아파트는 처조카들이 아기 때부터 놀던 놀이터이기도 해서 더 그랬다. 마루는 파였고, 새시는 틈이 벌어졌으며, 베란다 벽은 곰팡이의 서식지였다. 낡은 싱크대는 모양만 유지하기에도 벅찼다.


특히 조명시설이 어두워 답답한 채로 대책이 없었다. LED 전구로 바꾸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전기세는 늘 500 kwh를 넘겨 부담스러웠다. 무엇보다 아파트 단지가 작다 보니 가격이 정체돼 있는 것도 참기 힘들었다. 우리 아파트는 초역세권이었고 조망이 탁월했는데도 그랬다. 22층으로 가리는 건물이 없어 중랑천변이 한눈에 들어오는데도 말이다.



결국 2017년 초 새 아파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남들처럼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는 컸다. 융자를 껴서라도 사놓으면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와 새집 생활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당시 서울에 나온 분양 모델하우스를 샅샅이 찾아다녔다. 맘에 들어 청약도 해봤지만 워낙 경쟁률이 높다 보니 당첨은 되지 못했다.


경기도까지 진출했다. 남양주 호평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 모델하우스까지 나갔다. 그런데 다니다 보니 역세권이 아닌데도 가격이 높았다. 도심 인프라권에 대한 안목이 생겨나면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너무 좋은 조건임을 그제야 알게 됐다. 새 아파트의 분양 가격에 대한 거품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건설업체만 배불려 주겠다는 생각에 리모델링 인테리어로 관심을 돌리게 됐다. 당시 아파트 리모델링 인테리어가 막 화두가 된 시기이기도 했다. 똑같은 아파트 구조에서 자기만의 개성적인 아파트를 갖기 위해 리모델링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내와 달리 나는 주방에 관심이 많았다. 아일랜드 식탁이 로망 1호였다. 2013년 취미로 시작한 요리를 전담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욕구였다. 아일랜드 식탁만 있으면 어떤 요리든 막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요리는 건강으로 이어졌고, 주방 시설로 관심이 옮겨갔다. 특히 모델하우스 방문은 현대식 주방 동선에 대한 욕심을 더욱 자극했다.


분양 대신 선택한 인테리어 비용도 만만치 않은 문제였다. 그럼에도 투자를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하게 되면 아파트 가격은 올라간다. 간단하게 주방만 바꿔도 몇 백만 원은 올라간다는 얘기를 익히 들어왔다. 이사 갈 계획은 없지만 이사가 필요해 집을 내놓는다면 인테리어는 톡톡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었다.


나는 무엇보다 생활적인 가치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깨끗한 집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그것이다. 원하는 주방도 필요했지만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집이 절실했다. 최고층인 데다 낡아서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웠다. 새시가 제 역할을 못해 시끄러웠다. 어두운 게 싫어 밝고 화사한 조명시설도 갖고 싶었다.



인테리어 스타일에 대한 고민도 들었다. 인테리어에 대한 감각이나 정보를 갖고 있지 못했다. 어떤 스타일이 있는지, 어떻게들 리모델링하는지 아는 게 없었다. 아내가 인터넷을 뒤지면서 집닥을 추천했다. 집닥의 사례들을 보면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화사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선택했다. 당시 밝은 톤의 모던한 스타일로 가는 게 주된 흐름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새시까지 고민하지 않았다. 새시 값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주방과 거실, 욕실 정도만 생각했다. 이래저래 알아보면서 새시 교체가 중요함을 알게 됐다. 아파트 구조에서 가장 기본적인 설비가 새시다. 새시는 엘지 제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지만, 주방, 욕실, 거실 등 패키지로 가면서 한샘으로 큰맘 먹고 결정했다.


아파트를 고치면서 계획과 다르게 변수도 많이 생겨났다. 자재도 종류가 많았다. 웬만하면 좋은 자재 쪽으로 선택했다. 노출된 위성방송, 인터넷 선 정리가 필요해 공사 말미에는 예정에도 없던 아트월로 거실벽을 바꿨다. 이 때문에 비용도 추가됐다.



거실과 주방 바닥을 마루로 할지 타일로 할지도 고민이 됐다. 비용과 장단점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결국 주방은 타일로, 거실은 마루로 해 분리했다. 마루도 강마루와 온돌마루가 있었다. 비용이 들더라도 부드러운 온돌마루로 결정했다. 주방 벽타일도 고민이었다. 회색 톤의 포세린 타일로 결정했다.


현관 중문을 설치해서 신발장을 격리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특히 거실 폴딩도어 설치는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됐다. 2년이 돼 가는 지금도 거실 폴딩도어는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만족도가 크다. 거실 개방감과 함께 실용성에서도 모자랄 게 없다. 폴딩도어는 내가 처음으로 제안했다. 아내는 공사가 끝난 뒤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인테리어 이후 집이 완전히 달라졌다. 새집에 대한 자부심이 생겨났다. 아파트 이웃 주민들이 와서 보고 다들 부러운 눈치였다. 친지와 동서네들이 명절에 와서 부러움으로 놀다 돌아갔다. 나와 아내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 예쁜 집이라고 만족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피드로 올렸더니 인친들이 천명이나 넘게 좋아요를 눌러줬다.


바뀐 집은 내실도 탄탄해졌다. 겨울철에 너무 따뜻했다. 예전과 같은 연료비로도 너무 따뜻하게 겨울을 났다. 뜨거운 물을 펑펑 써도 작년과 가스 비용이 같게 나왔다. 무엇보다 전기세가 엄청나게 줄었다. 월 15~20만 원 나오던 게 고친 후에는 5~7만 원 수준이었다. 가스레인지를 인덕션으로 바꿨는데도 그랬다. LED조명이 주효했고, 냉장고와 텔레비전을 절전형으로 바꾼 덕분이었다.


거실 화장실에는 욕조를 없애고 샤워부스로 바꿨다. 아이가 없어서 욕조가 필요 없기도 했고, 장인, 장모님이 주로 쓰시기 때문에 낙상, 미끄러짐 등 안전에도 보탬이 됐다. 무엇보다 주방과 거실, 베란다가 일자로 탁 트여 전망이 훨씬 좋아졌다. 22층 최고층이다 보니 멋진 스카이라운지가 만들어졌다.





집닥 인테리어는 우연이었지만 훌륭한 선택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인테리어 업체는 정말 많다. 붐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나는 시대다. 자재도 천차만별이고, 인테리어 능력에도 차이가 크다. 개인이 일일이 결정하기 힘든 이유다. 집닥은 알선 중개 플랫폼으로 안전하고 신뢰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집닥에 감사한다. 지금도 인테리어 업체(테이크네이처)는 작은 a/s 요청에도 최선을 다해 달려온다. 고마움을 전한다. 집은 안식의 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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