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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2주년 - 나는 너를 사랑보다 더 사랑한다

단 한 순간도 쉬지 않는 사랑이란

by 쳄스오모니


쳄스가 태어난 건 2021년 10월의 어느날.

그리고 김제 보호소를 지나, 동물보호단체, 임시보호자를 지나 나에게 온지 이제 일주일 뒤면 2년.

너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네 인생의 10%는 일단 내가 차지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 아파트. 소형견과 품종견의 나라.

유기견에 대한 편견, 개식용의 나라에서 너와 사는것 만만치 않더구나.

가끔은 분노에 차 울기도 하고, 욕지거리도 뱉어보고,

또 어떤날은 너와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강아지와 보호자를 만나면 깨방정떨며 반가워도 해보고.


난 한평생 밤을 새본 적도 없고,

매일 배변을 해야하는지 밥을 꼬박 먹는게 중요한지조차 몰랐는데

네가 조금이라도 낑낑대면 바로 눈이 떠지고

한끼라도 밥을 네가 안먹으면 당장 죽을 병에라도 걸린 듯 마음을 졸인다.


가장 큰 수확은,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았다는 것.

내가 이유없이 태어났듯

너도 태어나져 여기까지 흘러왔으니

그저 그렇게 살 뻔한 생명체가

삼십대 중반이 돼서야

아래로 흐르는 사랑 덕에 살 수 있단 걸 깨달았다


너의 눈빛에 미소에

내 행복이 차오르고

너의 아픔 한조각에

내 가슴이 산산조각나


누군가에겐 가족. 누군가에겐 개 한마리일 뿐이라지만

그따위가 뭐가 중요하겠니

너와 살아온 2년. 앞으로 너와 살아갈 N년은

내가 버텨온 지난 35년의 환희, 기쁨을 다 합친것보다

우주만큼이나 즐거울테니.

이 마음을 끝모를 우주의 영광에나 돌려야할까.


부디 건강만 해다오. 내 몸이 부서지고, 가난해 길바닥에서 빌어먹는 한이 있어도 너 하나만은 부족함 없이 키울테니.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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