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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06. 2022

아버지의 훈장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오전부터 비가 내리더니 낮시간이 되어서야 하늘이 갭니다.

오전 일찍 서둘러 몇 군데 예정된 일을 보러 나갔습니다

현충일인 오늘이지만 길은 한산했습니다.

비가 개인 하늘은 제법 화창합니다.

불어주는 바람도 시원합니다.


제 아버지는 무뚝뚝한 분이셨습니다.

그 시절의 아버지들이 그렇듯, 세상에 그리 살가울 일 없는 몸짓과 표정으로 지내셨던 분입니다.

어린 시절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피곤한 저녁마다 얼큰히 술에 취해 들어와 주무시던 모습들 뿐입니다.

제게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힘든 사회생활에 지친 외로운 가장이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였기에 아버지에게 전쟁에 참전을 했었는지, 전쟁은 어땠는지 들어본 기억도 이야기해 본 기억도 없습니다.

그저 앨범에서 아버지의 군복 입은 모습 한 장만이 아버지와 군대의 연결고리였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돌아가신지도 한참 후인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훈장이 전달되어 왔습니다.

전쟁의 어느 치열한 전투에서 세우신 공이 뒤늦게 확인이 되어 이제야 전달하게 되었답니다.

훈장과 이야기를 들으며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그 조용한 성품의 아버지가,

그 외로운 어깨의 아버지가,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분이라 하니 말입니다.


듣지 못한 아버지의 사연이 궁금합니다

묻지 못했던 아버지의 전쟁이 궁금합니다.

전투 중의 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종전 후의 아버지의 삶은 어떻게 달랐을지,

듣지 못한 아버지의 사연이 문득 궁금해지는 현충일의 저녁입니다.


모든 호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합니다.

모든 이들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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