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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이수복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Feb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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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이수복 -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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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다는 비가 더 마음에 들어옵니다.

오전부터 내린 촉촉한 빗방울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봄비라고 하기엔 아직 옆에 앉아있는 겨울의 눈치가 보이기에 그저 혼잣말로 조용히 '봄비 같네'라고 중얼거려 봅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내리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이 순간을 느낍니다.


문득 이수복 시인의 봄비 한 구절이 생각나 붓에 적셔봅니다.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그러게요.

이 비 그치면, 봄은 한 발짝 더 가까이 오겠지요

이 비 그치면, 새싹의 머리엔 조금 더 힘이 생기겠지요.

이 비 그치면, 내 눈앞에도 당신의 미소가 아지랑이처럼 피어나겠지요.


이 비 그치면, 세상 모든 곳에 평화도 촉촉하게 스며있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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