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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13. 2024

수국이 질 때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이 꽃은 필 땐 예쁜데

질 땐 이리 추접어

할머니 끌탕에

할아버지 대답하신다

사람도 똑같지 뭐


허허虛虛한 웃음이

희끗희끗 머리에 내려앉은

고운 수국 두 송이

손 꼭 잡고

걸어가신다.


수국이 질 때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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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의 꽃말은 처녀의 꿈이라지요.

어쩌면 할머니는 수국이 지는 것을 보고 자신의 처녀 적 꿈이 시들어감을 보았을까요


흐드러지던 수국이 꽃을 떨굽니다.

이즈음엔 수국의 꽃송이 부분을 잘라주어야 내년에도 또 예쁜 꽃을 볼 수 있답니다.


잘라내어야 새로 날 수 있는

자연의 기본적인 섭리를 보여주는 꽃을 보며,

난 무엇을 버리지 못한 채 꽉 쥐고 있는지

가만히 손을 열어 봅니다.


세상 모든 생명들의 반짝이는 시간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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