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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0. 2024

욕심이랑 함께 살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요 며칠, 마음이 무거웠던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원인은 욕심이었습니다.

뭔가 하고 싶은 욕심.

잘나 보이고 싶은 욕심.

갖고 싶은 욕심.

전부다 허황된 욕심이었습니다.

되지 않을 기준이 마음속에 가득 차니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그렇게 되니 매 순간이 우울합니다.


마음속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마음 한편에 자리한 욕심이 눈을 반짝이며 내 눈을 마주 봅니다.

익숙한 녀석입니다.

평생을 함께한 녀석입니다.

그러게요. 이 녀석은 어쩌면 내가 날 때부터 같이 살아온 녀석일 겁니다. 내 분신이지요. 이 또한 나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욕심을 버려라 내려놓아라 해도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이제 생각해 봅니다

버리지 못할 욕심이라면, 내려놓지 못할 욕심이라면 잘 도닥거리며 함께 살아야겠다고 말이지요.

내 몸처럼, 식구처럼, 반려동물처럼 어르고 달래고 훈련시키며 같이 살아야겠다고 말입니다.

욕심이 불끈거리고 일어날 땐 잘 도닥거려 보고,

욕심이 뛰어다닐 땐 잠시 손을 잡아보고 말이지요.

그렇게 어린아이 키우듯 보듬고 같이 살아야 할까 봅니다


가만히 욕심을 들여다봅니다.

글을 쓰는 지금은 쌔근쌔근 잠들어있는듯합니다.

잠들어있는 욕심을 보니 측은지심도 듭니다

'그래 너도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내가 다 못 도와주니 안쓰럽네'

같이 살아야 할 내 식구다 생각하니 책임감도 듭니다

긴 세월 끝에 이제야 마주한 이산가족을 마주한 기분입니다.

또 북적대며 살겠지요

또 울컥이며 살겠지요

그래도 도닥이며 잘 데리고 살아보렵니다.


마음속에 욕심 잘 재워놓고 커피 한잔 마시는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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