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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장파장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았는데도 무슨 뜻인지 제대로 모르고 쓰는 단어도 아직 많습니다.

문득 '이게 무슨 뜻일까' ' 이건 어원이 뭐지?'하며 사전을 찾아보게 하는 단어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오늘 찾아 본 '피장파장'도 그런 단어 중 하나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서로 낫고 못함이 없음. 상대편과 같은 행동을 하여 서로 같은 처지나 경우가 됨을 이른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단어가 나왔나 찾아보니 한글의 어원은 따로 없고 맹자의 이야기 중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맹자가 이야기 한 '피장부 아장부彼丈夫我丈夫'란 '그도 장부고 나도 장부이다. 그러니 나도 남보다 못할 것이 없는 만큼 굽히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문장이었답니다. 모두 다 같은 사람이니 누구나 노력하면 훌륭하게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할 때 쓰인다지요.


말은 좋은 이야기인데 한자어 '피장부아장부'에서 한글로 쓰는 '피장파장'으로 이어지는 어원은 뭔가 납득하기가 어색합니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딱히 나오지 않으니 좀 더 찾아봐야 할까 봅니다.


이런 모호한 단어가 주로 쓰이는 게 정치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내 잘못을 무마하기 위해 다른 이의 잘못을 들춰내고, 그러다 보면 너도 내도 피장파장 모두 다 잘못이니 퉁치고 넘어가자는 이상한 결론을 내고 유야무야되는 일을 자주 보곤 합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피장파장의 오류'라는 정의까지 생기니 말이지요.

모두 다 장부丈夫이지만 잘한 장부 못한 장부는 가려야겠지요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더위도 장마도 잘 견뎌 봐야 하겠습니다

더위 채비 잘 하는 평화로운 시간이시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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