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해는 이제 곧 지리니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해가 지는 저녁을 생각해 보면 노을도 멋지고 나름대로 화려한 멋이 있지만, 해가 넘어가는 건 일순간입니다.

그야말로 '꼴깍' 하고 넘어갑니다.


많이 달려왔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마음껏 놀았습니다.

너른 하늘 밑에서 맘껏 휘둘렀습니다.

그런데 이제 해가 질 때입니다.


'일측지리(日昃之離)니 하가구야(何可久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찌 그것이 오래갈 것인가'라는 뜻이지요.

중천이 한창일 듯해도, 해는 영원할듯해도,

서산에 걸린 해가 얼마 안 가서 진다는 뜻입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무도의 폭거도 서산의 해처럼 이제 곧 저물면 좋겠습니다.


돌아볼 때입니다.

내려놓을 때입니다.

빈손의 가벼움을 즐겨야 할 때입니다.

그 시기를 모르는 것이 우리네 삶이겠지만요


평화를 기원하며 열어본 괘에서 세상을 읽어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저녁이 평화롭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이전 18화감 - 허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