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군 생활의 기억도 떠오르게 하고, 몰랐던 특수부대들의 멋진 모습도 볼 수 있어, 다소의 연출은 있지만, 시즌이 나올 때마다 재미있게 보던 프로그램입니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특수부대들의 강인한 모습에 든든한 마음도 생기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이번 비상계엄 때, 화면에 비추어진 군인들의 모습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계엄이라는 상황과 군의 출동에 놀랐지만, 그 출동한 군이 내가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그 특수부대들이었다는 점에 더욱 놀랐습니다. 내가 든든하게 생각했던 그 부대원들의 진격 방향은 이쪽이 아니었는데, 그들이 겨누어야 할 총구는 시민들이 아니었는데, 모든 상황이 이해가 안 갈 충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상황이 정리되고, 그 후 소식으로 그 특수부대들의 내란 동원의 뒷이야기를 들으면서, ott에서 '강철 부대' 리스트를 조용히 삭제하였습니다. 아마 이제 다시는 이 프로를 보지 않을듯합니다.
이 정권의 수많은 악행과 죄악이 많지만, 그중 하나는 이렇게 조직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논문 조작으로 대학의 명예도 떨어뜨리고,
공공기관의 권위도 떨어뜨리고,
해병대의 명예도 먹칠을 하더니,
이제 급기야 탐욕의 지휘관들 때문에 특수부대의 명예와 사기도 다 망쳐버립니다. 부대뿐 아니라 부대원들의 사기는 최악입니다
강철에 녹이 생기면 그 녹이 번지는 건 순식간입니다.
녹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선 빨리 녹을 도려내야 합니다.
지휘관의 탈을 쓴 녹 덩어리는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제발 다시는, '강철 부대'들의 시선이, 총구가, 우리 국민을 향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