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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나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나는 언제나 궁금했다.

세상 어느 곳으로도

날아갈 수 있으면서

새는 왜 항상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새와 나 - 하룬 야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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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야 할 날개가 무겁습니다

저어야 할 날갯짓이 버겁습니다.

날아갈 수 있지만,

떠날 수도 있지만,

매양 무거운 것은 발끝입니다

매양 출렁이는 건 가슴입니다.


우리네 삶도 그렇겠지요.

내딛는 첫걸음이 무겁습니다

내딛는 첫 순간이 어렵습니다.

가야 함도 알지만,

떠날 수도 있지만,

매 순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내 가슴에 깊게 자리한

무거움 때문일까요


겨울의 푸른 하늘 아래,

날지 않는 새들 바라보며 내게 질문을 던져보는 오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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