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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 -김민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


우리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김민기 상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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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김민기 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다시 보았습니다.

예전에 보고 감동한 내용인데도 다시 보며 새삼 다시 감동합니다

막연히 알던 가수 김민기, 학전의 대표 김민기의 모습 이외에도, 한 시대를 살며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존경할 만한 삶을 살았다 싶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삼 부끄러워집니다

나의 교만이

나의 우쭐거림이

나의 의기양양함이 참으로 하찮게 느껴집니다


쓰던 글을 지우고, 그었던 획을 접습니다.

그의 삶을 생각하며,

내 붓에 들러붙은 교만과

내 글에 칠해진 화장을 털어내 봅니다

붓을 빨아내며, 한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의 몫을 생각해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낮은 곳의 평화를 기원합니다-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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