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를 바라고 그를 사랑했다
"여전히 저녁엔 커피 못 마시는구나."
"응, 커피 늦게 마시면 아직도 밤에 잠이 안와서. 근데 내가 여기 있는거 어떻게 알았어?"
"승민이한테 들었어. 여기로 출장간다고 하니까 얘기해주더라."
"이렇게 직접 연락을 할 줄은 몰랐어."
"얼마 전에 본가가 이사를 했거든. 예전 집 떠나려고 하니까 너 생각이 나더라."
"미안해, 연락 못해서."
"지금 만나서 얘기할래? 아니면 다음에 얘기할래?"
"지금 보고 싶다고 하면 이 밤에 나오려고?"
"응, 니가 원하면."
"그럼 지금 집 앞으로 갈게."
"양말 안 신고 왔어?"
"어, 지금 알았네. 급하게 나오느라 깜빡했나봐."
"냄새나. 만지지마."
"내 양말이라도 벗어줄까?"
"빨리 들어가기나 해. 집까지 얼마 안걸려."
"내 양말 신기 싫어?"
"응. 어차피 사이즈도 안맞아. 너랑 나, 발 크기 차이가 얼만데?"
"미안해."
"미안해야지 당연히. 이 정도로 넘어가는 게 다행인 줄 알아.
혼자 있고 싶으면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면 되잖아. 또 이러기만 해. 미워죽겠어."
"난 네가 예뻐 죽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