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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이라는 문 앞에 '퇴사'라는 용기

 복직과 이직 사이

by Bella Apr 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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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근 3년 동안 우리의 일상과 함께 하면서 나의 삶에도 큰 변화가 여럿 있었다.

작년 햇살 따스한 4월의 25번째 날에 한강의 어느 둥둥섬에서 인생의 평생 동반자가 생겼다.

부모님 밑에서 나와 그토록 바라던 독립된 한 가정의 주체가 되었고, 2년 동안 그저 하루살이처럼 비행하고 쉬고 비행하는 삶의 연속이었다면, 그 삶에 큰 브레이크가 생겨 한 달, 두 달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도 '마법'처럼 주어졌다. (무급도 아닌 유급으로 기본급 받으며 쉬니 이건 가히 '마법'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또 다른 아주 큰 변화라면...


나는 지금

'퇴사'를 앞두고 있다... 


구름을 벗 삼아 하늘을 둥둥 떠다녔던 4년 동안의 나날들.. '비행을 하며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또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늙어갈까'를 늘 생각하고 고민했었다. 그리고 현재, 나는 '퇴사'와 '이직'이라는 문 앞에 우두커니 서있다. 항상 고민하고 생각해왔던 바지만 사실 이렇게나 갑작스럽게 (?) 이 문 앞에 서게 될지는 몰랐다. 이런 기회가 찾아올지는 전혀 몰랐다.


2월의 비행이 끝나가던 무렵, 심신이 매우 지쳐있던 나는 정신줄을 부여잡고 레쥬메를 고쳤다. 'SUBMIT'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3월의 휴직 기간. 때마침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정연님, 레쥬메 잘 봤습니다. 인터뷰 일정 조율하려고 연락드렸어요.


정신이 바짝 들었다. 그리고 두 번의 인터뷰를 통해,



Finally!!  'Congratulations, Jung Yeon!' 


브런치 글 이미지 1


이라는 문구가 담긴 오퍼 레터를 받아냈다. 낯설고도 참 신선했다. 첫 사회생활이 한국의 대기업이라 경험해 보지 못했던, 영어로 fully 적힌 오퍼 레터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이 모든 과정이 새롭게만 느껴졌다. 예전부터 너무 가고 싶었던 기업이라 오퍼 레터를 받고 매우 기뻤지만 마음 한편이 복잡했다. 쉽게 오퍼 레터에 사인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나는 언제고 회사를 쉽게 박차고 나올 정도의 ‘용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만이었다. 그럴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었나 보다.


‘첫’ 회사여서 그런 걸까. 첫 정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걸까..


생각보다 결정하기가, 퇴사를 선택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인생의 큰 결정을 앞두고 고민하는 게 당연한 과정이라지만, 어쩌면 너무 많은 시간을.. 몇 날 며칠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찾아보는데 다 써버렸다.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일까.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하나뿐인 딸의 갑작스러운 이직 통보와 선택에 불안감이 엄습해온 부모님은 "이직, 결사반대!"를 외치셨고, 그 가운데 사정없이 흔들리던 나는 내 마음을 정하고, 그들을 이해시키며 몇 날 며칠을 보냈다.

하지만 자식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걱정 마세요, 엄마 아빠! 내가 가서 잘할게! 난 더 행복할 거야 ㅎㅎ

내가 내린 결정에 적어도 후회는 안 할 자신으로 이직할게. 날 한 번만 믿어줘.)  


이 눈 서린 뷰잉 윈도가 승무원으로서 내 눈에 담기는 마지막 모습이 될지는 몰랐지이 눈 서린 뷰잉 윈도가 승무원으로서 내 눈에 담기는 마지막 모습이 될지는 몰랐지


아무런 계획 없이 회사를 무작정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가고 싶은 곳, 그리고 가야 할 곳이 정해졌는데도 첫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하는 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자꾸만 고민하게 되고, 이게 맞는 선택일까 하는 끝없는 자기 의심... 어쩌면 이제는 내가 내 인생을 ‘책임’ 져야 하기에 더 용기가 나지 않고 조바심이 나는 걸 수도 있겠지. 선택을 했다면 이제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고, 오롯이 내가 내린 결정의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인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지금은 어떠한 선택도 100%의 확신을 가지고 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의 확신을 가지고 선택한다면 그건 오히려 잘못된 거다. 결과가 100이 되도록 선택한 ‘후’에 나의 노력, 내 몫으로 온전히 채워 넣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행기들이 아닌 이제 새로운 모습들이 내 기억 속에 담기겠지비행기들이 아닌 이제 새로운 모습들이 내 기억 속에 담기겠지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는 더 ‘성장’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거다. 그리고 여러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새로운 조직의 일원으로서 그저 승객이 아닌 여러 불특정 다수의 직장인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대하다 보면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나의 모습과 세상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그야말로 ‘도전’이다. 다행인 건 세상은 넓고, 아직 시간은 많잖아. ㅎㅎ 한 번쯤 내 안의 울타리를 깨고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을 해볼 만하지 않을까. 이 전 회사의 달콤했던 복지와 익숙해서 척척 잘 해내던 나의 업무스킬, 행복했던 기억들.. 그 모든 것을 버리고, 한번 해보려 한다.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퇴사' 그리고 '이직'


언젠가는 하려고 했던 것이고, 해야만 하는 것이었고,

또 이번 경험이 나라는 사람을 더욱 ‘성장’ 시키리라는 믿음은 굳건하니까.


나의 롤모델 ‘강주은’ 씨의 책에서 발췌. 내가 가장 좋아하며 마음에 와닿은 구절나의 롤모델 ‘강주은’ 씨의 책에서 발췌. 내가 가장 좋아하며 마음에 와닿은 구절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 내면이 꽉 차고 생각이 깊은 사람.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다. 내 인생의 토지에 다양한 씨앗을 심으며 잘 가꾸어 나가보려고 한다.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너무나 기대되고 궁금하다.

 


4월의 복직과 이직 사이.. 나의 선택은 '이직'이었다.
 


나의 20대, 후회없이 비행하며 많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그렇게 난 성장했다. 

이젠 승객으로 만날게 비행기야.. 고마웠어, 안녕!


자, 이제 인생의 뉴 챕터를 한번 써 내려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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