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가, 다녀지고 있는가?
당신은 다음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질문을 바꿔보자.
“당신은 회사에서 당면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가며 쌓인 커리어가 당신을 더욱 발전시켜 전문가로 만들어주길 원하는가 아니면 주어진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것에 급급하면서 당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하루 24시간 중 수면하는 8시간을 제외하고 회사와 관련 있는 시간이 10시간(근무 8시간 + 출/퇴근 2시간) 정도라고 하면, 하루 중 62.5%를 직장에서 보내는 것이다. 당신이 회사에서 커리어와 역량을 장기적으로 향상하고 싶다면, 직장 이외의 37.5% 시간보다는 직장에서의 62.5%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데이터 드리븐 의사결정’이다.
“저도 당연히 그렇게 하고 싶죠. 그런데 제 업무는 딱히 전문성이 있거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무가 아닌데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시행한 설문에서 ‘프로 직장인은 몇 년 차부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5년 차부터’가 40%의 응답률로 1위에 선정됐다. 그리고 본인이 프로 직장인이라 고 응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를 업무 처리 능력, 즉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잡코리아가 실시한 직장인 사춘기(직춘기) 증후군 관련 설문에서는 10명 중 9명이 직춘기를 겪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에서 사원/대리급 응답률이 70% 이상으로 과장/부장 직급보 다 훨씬 높았다. 그리고 직춘기를 경험한 이유는 ‘회사에서 내 비전이나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느껴서’,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없다고 느껴서’, ‘일에 보람을 느끼지 못해서’가 응답자의 절반 을 넘는 비율을 차지했다. 아래의 그림에서 나오는 항목 중 여섯 개 이상이면 직춘기에 해당한다.
첫 번째 설문에서 프로 직장인이 5년 차부터라고 하는데, 두 번째 설문에서 5년 차 정도인 대리 급이 직춘기를 겪는다고 답한 것은 아이러니한 결과다. 업무 능력이 갖춰진 프로 직장인이 직춘기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프로 직장인으로서 도메인 지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업무 처리 능력(문제 해결 능력)은 생겼지만, 이후에 계속되는 반복적인 업무에 권태를 느끼면서도 변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Future of jobs Report’를 통해 발표한 2015년과 2023~2027년에 요구되 는 10가지 기술을 비교해보자. 최상위권에 위치한 기술은 각각 복잡한 문제 해결(Complex Problem Solving ) 능력과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 ) 능력인데, 2015년 1위였던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이 분석적 사고를 통해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최근 더욱 구체화된 스킬이 주 목받게됐다고할수있다.
내 직무에서 가지는 전문성보다 내가 처한 복잡한 상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나만 의 차별성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 역시 면접관으로 데이터 분석가 채용 면접을 볼 때, 지원 자가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고 어떤 분석을 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이해관계자들 과 커뮤니케이션해서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중점을 둔다.
문제 해결 능력을 차별화하는 것이 결국 여러분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데이터 드리븐 보고의 요소와 연결된다. 앞서 쓴 글에서 데이터 드리븐 보고의 네 가지 필요조건이 숫 자, 직관, 분석 도구, 도메인 지식이라고 언급했다. 5년 차 이상 근무한 프로 직장인이 직춘기 를 겪는 이유는 네 가지 요소 중 ‘도메인 지식’에만 안주하기 때문이다. 결국 데이터 드리븐 보 고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나가야 비로소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고, 회사에 ‘다녀지는’ 당신이 아니라 회사를 주체적으로 ‘다니는’ 당신이 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2023~2027년 직업 전망을 살펴보자.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직업으로 은행 직원, 우편 접수원, 점원, 티켓 판매원 등이 언급된다. 단순 반복적인 일은 점점 기계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직업은 비즈니스 분석가, 핀테크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과학자와 같이 모두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한다.
최근 5년간 검색 결과를 봐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직업들의 검색량이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모든 채용 공고가 올라오는 링크드인에서는 데이터 분석 관련 타이틀만 4900개가 검색된다. 이 중 데이터 분석가는 같은 명칭이더라도 직무 기술서에 대한 정의가 회사별로 다양하고, 심지어 회사 내부에서도 정의를 다르게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데이터 드리븐 보 고의 네 가지 요소는 어느 직무 기술서에도 빠지지 않는다. 당신이 어떤 직무이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역량을 향상시키고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정리한다면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필자가 데이터 드리븐 보고를 함으로써 얻은 이점 세가지는 다음과 같다.
데이터에 기반해 보고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과 지식을 꾸준히 학습해야 하기 때 문에 경력 성장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데이터에 대한 도메인 지식뿐 아니라 분석 경험이 쌓이 면 통찰력을 얻고 성과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보는 독자 대부분은 개인의 성장으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일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 역시 직장 생활이 곧 ‘full of learning’ 이면 좋겠다. 나를 공장 부품처럼 사용하며 업무 시간을 보내기보다 내 자신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과 연결되는 방법이 무엇일지 항상 고민했다. 결국 새로운 기술이나 이론을 가장 빨리 습 득하는 방법은 내가 닥친 현실에 적용해보는 것이었고, 지금은 그 사이클을 이용해 성장과 학 습이라는두마리토끼를모두잡고있다.
해당 분야의 다른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문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자는 HR 분야에서 7년 동안 일하며 데이터 드리븐 보고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를 만들었고 커리어를 쌓았다. 또한 국내외 다양한 컨퍼런스 및 학회에서 실무 데이터와 HR 이론을 접목한 논문을 발표한 이력도 있다. 이를 통해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그 범위 를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하려면 비판적 사고와 문제에 대한 개선 방향을 지속적으로 고민 하게 된다. 또한 다양한 배경지식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의 입맛에 맞게 설득하는 과정에서 스토 리텔링 스킬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된다. 이 두 가지는 오늘날 급변하고 복잡한 환경에서의 필 수 스킬이다. 요즘 챗GPT가 여러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지만, 결국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답 을 주기 때문에 ‘어떤 질문’을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 질문들을 스토리로 만드는 것이 핵심 이다.
모두가 데이터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커리어 성장과 나를 차별화하기 위해 데이터 드리븐 보고 역량을 키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