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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악마 같은 연쇄 살냥꾼

by 부지깽이

쏠과 넬이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바닥을 청소하던 아이리스가 달려왔어요.


고생했어. 배고프지? 어서 씻고 와서 앉아.”

잠시 후, 따끈한 고등어죽과 연어 스테이크가 테이블 위에 놓였어요.

긴장 속에서 수색하고 돌아와 배가 고팠던 둘은 허겁지겁 죽을 떠 먹고 스테이크를 오물거렸어요.


쏠이 조심스럽게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하자 아이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하게 말했어요.

세상엔 길냥이들을 데려다 키우거나 캣맘을 해 주는 착한 사람들도 많지만, 악마처럼 잔혹한 사람도 있단다 아마 연쇄 살냥꾼 짓일 거야.”

연쇄 살냥꾼이란 말에 쏠과 넬은 깜짝 놀라 얼어붙었어요.


“그 사람들은 어린 길고양이들을 먹이로 유인해 외진 곳으로 데려가… 고문하고, 죽이고, 시체를 태운다더라.”

아이리스의 목소리가 점점 가라앉았어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란다.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해서 조회수를 올려 돈을 번다더구나.”


쏠과 넬은 엄청난 충격에 온몸을 떨었어요.

“그 불쌍한 새끼 고양이들의 영혼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몸을 떠나는 순간 곧바로 도망쳐 버린단다. 우리가 도착할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지. 그리고 가장 끔찍한 건—그렇게 방황하는 영혼이 너무 오래 떠돌면, 결국 완전히 흩어져 버린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는 더 이상 그 아이들을 이곳으로 데려올 수 없고, 그 아이들도 무지개다리를 건널 기회를 영영 잃게 된단다.”


쏠과 넬은 고개를 떨구었고, 테이블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어요. 넬이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어요.


“그곳에서 치프를 만났어요. 치프도 영혼을 찾다가 결국 못 찾고 돌아가셨어요.”

잠시 머뭇거리던 쏠이 조용히 물었어요.

“아이리스… 치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아이리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입을 열었어요.

“소울 가이드는 10년마다 캡틴과 치프를 뽑는단다. 10년 임기를 마치면 더 큰 임무를 맡기 위해 무지개다리를 건너지. 그게 모든 소울 가이드들의 꿈이란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어요.


“매그너스는 누구보다 뛰어난 소울 가이드였어. 그 자신은 물론 모두가 그가 다음 캡틴이 될 거라고 믿었지.”

아이리스의 표정이 복잡해졌어요.

“하지만 작년에 나는 그가 아닌 키팅을 캡틴으로 지명했단다. 그 이유를 말할 수는 없지만, 매그너스는 크게 실망했지. 그리고 그는 지난주 새끼 고양이의 영혼을 구하지 못했어. 그리고… 여태 돌아오지 않았단다.”


쏠과 넬은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였어요.

“매그너스가 잃어버린 영혼은 거의 흩어질 뻔했단다. 키팅이 마지막 순간에 그 영혼을 찾아서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해 줬지.”

아이리스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어요.

“혹시 다시 매그너스를 만나거든 꼭 전해주렴. 내가 기다린다고, 어서 집으로 돌아오라고….”


넬이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아이리스… 도망친 영혼이 흩어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죠?”

“정해진 시간은 없단다. 그건 죽은 고양이의 의지와 살아온 삶에 따라 다르거든. 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의지가 약할수록 더 빨리 흩어진단다.”


쏠과 넬은 서로를 바라봤어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지요.

“우리가 본 털은 작고 짧았어… 분명 새끼 고양이야! 흩어지기 전에 반드시 찾아야 해!”

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 쪽으로 달려갔어요.


“잠깐!”

아이리스가 뒤에서 급하게 불렀어요.

그녀가 작은 손전등 두 개를 건네며 당부했어요.


“밤에는 위험하단다. 각별히 조심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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