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쉼터 카페 안은 무거운 침묵과 긴장감으로 가득 찼어요.
모두 스물두 마리의 소울 가이드들이 모였고, 그 가운데에는 듬직한 치프 매그너스와 마음 여린 줄리아도 있었죠.
아이리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클로버의 영혼이 사라졌단다. 6일이 지났지만 아직 찾지 못했어. 우리가 가진 시간은 이제 겨우 하루 정도일 거야.”
모두가 숨을 꿀꺽 삼켰고, 아이리스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어요.
“찾는 곳이 겹치지 않도록 도시 전체를 샅샅이 뒤져야 해. 꼭 찾아야만 한다.”
숨 막힐 듯한 정적 속에서, 아이리스가 마지막으로 물었어요.
“클로버를 찾으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들 잘 알고 있지?”
매그너스가 앞발을 들어 지시를 내렸고, 소울 가이드들은 각자 맡은 구역을 배정받아 서둘러 카페를 빠져나갔어요.
아이리스가 쏠과 넬에게 손짓했어요.
“이건 레이저란다.”
그녀가 둘의 방울 목걸이에 작은 장치를 달아주며 말했어요.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하늘로 쏘면, 근처에 있는 소울 가이드들이 달려올 거야. 이번처럼 다 함께 수색할 때 아주 유용하단다.”
쉼터를 나온 쏠과 넬은 키팅을 따라 바닷가로 향했어요.
모래밭, 방파제, 펜션 주변까지 구석구석 뒤졌지만 클로버는 보이지 않았어요.
해질 무렵, 셋은 지친 발걸음으로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올라 나란히 앉았어요.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를 한참 동안 뚫어지게 바라보던 바로 그때!
곳곳에서 빨간색 레이저 불빛이 하나둘 하늘로 쏘아졌어요.
“다들 못 찾았나 봐…”
빨간 레이저 불빛은 ‘미션 실패’를 알리는 신호였어요.
쏠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고, 넬은 말없이 고개를 떨궜어요.
하늘에 뜬 불빛이 많아질수록, 셋의 가슴은 점점 더 무거워졌죠.
그때였어요!
도시 끝에서 녹색 불빛 하나가 ‘쑥’ 하고 쏘아졌어요.
키팅이 벌떡 일어나 외쳤어요.
"치프가 찾았다!"
셋이 설레는 마음으로 쉼터로 돌아왔을 땐 대부분의 소울 가이드들은 지하 숙소로 내려간 뒤였어요.
1층 카페에는 아이리스와 매그너스만이 앉아 있었죠.
셋이 자리에 앉자 매그너스가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클로버는 도시 끝에 있는 동물병원 안에 멍하니 앉아 있었어. 자기가 죽은 줄도 모르는 것 같았어….”
아이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클로버는… 아기를 너무나 갖고 싶어 했단다. 몇 번 임신했지만 끝내 아기를 낳지는 못했지. 그때마다 너무 슬퍼하다가 삶이 무너졌고… 슬픔과 고통이 쌓여 결국 치매에 걸린 거야. 그녀는 일주일 전에 죽고 나서도, 자신이 아기를 낳았다고 굳게 믿었단다. 그 아기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잘못된 기억을 품고 있으니 메아리 거울도 찾을 수 없었겠지.”
쏠과 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음은 너무 슬펐어요.
“다들 수고했어.” 매그너스가 말했어요.
“모두 정말 고생 많았어. 내려가서 푹 쉬거라.”
아이리스도 조용히 미소 지었죠.
숙소로 내려가는 계단 위에서 쏠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클로버 아줌마 정말 불쌍해. 아기를 얼마나 갖고 싶었을까…”
넬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깊은 밤 이불 속은 따뜻했지만 쏠과 넬은 쉽게 잠들 수 없었어요.
잠자리에 누운 쏠이 조용히 한 마디를 꺼냈어요.
“… 엄마 보고 싶다.”
그리고, 둘의 눈에는 조용히 눈물이 맺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