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비행기일까? 아니면 자동차일까? 우리가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은 빠르기도 하지만, 집 앞에 나서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접근성이 좋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금까지의 비행기는 막히는 것도 없고 속도도 빠르지만 이용하려면 활주로라는 공간을 공항이라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했다. 헬기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상당히 큰 공간이 필요해서 대기업 사주나 공공기관에서 긴급히 사용하는 용도로 제한되니 자동차라고 부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드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던 이런 도심항공이동수단 (UAM : Urban Air Mobility)이 현실화되고 있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에서도 NASA 출신의 박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 개인용 비행체(UAM)와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 그리고 이 환승 거점에서 목적지까지 이동시켜 주는 추가 교통수단(PBV : Purpose Built Vehicle)을 이은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허브들이 도심 공항의 형태로 주요 거점에 설립되면, 자가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심용 택시나 공항버스 같은 형태로 빠른 이동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몇 년 뒤면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10분 만에 갈 수 있고, 서울 도심에서 인천공항까지 20분에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UAM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숙제가 있다. 첫 번째는 전기 충전 방식에 대한 고민이다. 하늘을 나는 UAM은 일반 자동차보다도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면서도 무게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크기 자체를 무작정 늘릴 수도 없다. 최대 주행 거리는 제한될 것이고 운영 사이클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도착하면 미리 충전해 둔 배터리로 교환하는 방식이 적용될 것이다.
이런 작업도 진행하고 비행체의 안전한 활동 반경을 고려하면 공항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니더라도 적어도 고속버스터미널처럼 UAM을 위한 큰 공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도 UAM을 포함한 스마트시티 구축에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HUV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각 개별 비행체의 운행과 주변 교통 체제와의 연계를 고려하면 필요한 인프라 투자의 규모가 상당할 것이다.
맥킨지에서 2021년에 발표한 UAM관련 보고에 따르면 10대 정도 이착륙 장에 20대 정도 동시 주차 가능한 허브가 짓는데 최소 200억, 운영하는데 매년 200억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 투자비를 감당할 정도가 되려면 이용 요금이 상당하거나 이용량이 많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가격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인천공항까지 10만 원이면 이용하겠는가? 집 앞이라면 모르겠지만 여의도까지 가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접근성이 더 좋고 이동이 수월한 공항버스나 공항 택시를 감안하면 UAM이 근사하게 지어진다고 해도 실사용자는 그렇게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얼마나 내 집에 가까운 곳에 허브를 둘 것이고 이를 어떻게 이어 줄 것인지가 UAM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터미널 개설에 필요한 부지 확보와 충전 및 배터리 교환 같은 절차들을 고려하면 개인형 이동 수단이기보다는 일단은 고급형 택시와 미니 헬리콥터의 중간 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땅 위를 굴러 다닐 자동차가 더 안전하다고 여겨져서 마음이 편한 건 옛날 사람이라서 그러겠지? 어쨌든 어린 시절 상상만 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이미 우리 곁에 꽤 가까이 와 있다. 그것이 드론이 되든 비행기가 되든 사람들은 끊임없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고 그 이동 수단도 기술의 발달과 사람들의 니즈에 맞추어 진화되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이동 수단들이 또 나타날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제 6 장 굴뚝에서 첨단 산업으로 변모하는 자동차 산업
6-1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6-2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지 않으면 차를 팔 수가 없다.
6-3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도 하이브리드차를 더 싸게라도 팔아야 하는 이유
6-4 2030년에는 도심에는 내연기관 차는 들어갈 수가 없다.
6-5 라스트 마일,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커버할 수 있을까?
6-6 차도 길도 사람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
더 생각해 보기 - 인천공항으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가는 시대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