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해안 철도 타고 요세미티 국립공원 거쳐 시애틀까지
비행기 탈 때, 특히 남미를 감안하여 브롬톤 무게는 보강재 포함 15kg 미만, 탑승용으로 휴대하는 배낭 용량은 8(~10kg) 이내로 다시 짐을 꾸렸다. 탑승 수단은 기차, 비행기&배 그리고 버스 탈 때로 나누고 이동수단에서 내린 후, 그냥 걸을 때와 라이딩 시를 또다시 분류해서 배낭 위치를 계단, 노면 상태, 목적지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서 수시로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게 setting을 다시 점검했다. 쉽지 않았다. 더구나 안경, 마스크 고리, 모자 거리, 헬멧 턱끈,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까지 한데 뒤 엉겨 마음은 급한데...
영화학부로는 미국 최고 명문대인 그 학교!
9월 21일 원래 예정한 일정보다 정확히 1주일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아들이 졸업한 대학교를 방문할 일이 생겨 4~5일 지체된 것이 그 이유이다. LA 역까지 투덜거리면서도 차로 데려다준 아들에게 고맙다. 9-10살 때, 캐나다 휘슬러에 스키 타러 갔을 때 찍은 몇 장의 기념사진이 갑자기 생각나서 급히 불러 세워 셀카 몇 장을 찍었다. 대도시 역답게 일본 신주쿠역만큼은 아니지만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했다. 암트랙에 대해 물어보고 알고자 하는 내용이 너무 많다. 짐을 어떻게 부치고 찾느냐? 좌석 번호는? 출, 도착 레인을 찾아가는 경로 등등 입, 출구 gate는? 자다가 내리는 역을 지나치지는 않을지? 브롬톤을 잘 간수하는 방법 등등.
미국 서부 횡단 열차와 앨라스카 크루즈(또는 페리) 탑승 시 중간 기착지에서 뭘 할 건가? 가장 고민거리였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주노 그리고 휘티어에서 라이딩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했다. 우선 샌프란시스코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입구부터 폭포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달려보기로 정했다. 관광이라면 산장에서 최소 2박은 해야 하는데 과거에 이미 경험했으니 이번에는 건너뛰는 거로 사전에 마음먹었지만 막상 라이딩만 하고 바로 떠나려고 하니 왕복 12시간이 참 아깝기는 했다. 기차 타고 버스로 가고 오는 동안 수많은 절경을 감상한 것으로 만족했다.
경험한 만큼 알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건너편에 있는 에머리빌(Emeryville) 역에서 일단 머서드(Mecerd) 역으로 가서 암트랙연계 고속버스를 갈아타고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까지, 그리고 다시 시애틀로 가기 위해 에머리빌 역으로 되돌아오는 왕복 코스를 경험하고 나서야 겨우 암트랙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이동 동선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시애틀로 갈 경우, 머서드(Merced) 역으로 되돌아가서 기차로 스턱 튼(Stockton) 역으로 그리고 버스로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클라멘토(Sacramento) 역까지, 그곳에서 원래 에머빌 역에서 타려고 했던 Train No.14에 탑승하면 서너 시간을 줄일 수도 있고 환승 시간에 대한 여유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역시 본 만큼 알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또 한 번 절감한다.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 몇 가지를 요약하면 미국 암트랙(amtrak) 좌석은 일반(coach), 비즈니스(roomette), 침대칸(sleeping car)으로 구성되고 요금은 한 단계 올라갈수록 2배가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짐은 부칠 수도 있고 2-3개 정도는 들고 탈 수도 있다. 1층은 노약자들을 위한 좌석이다 보니 장거리 여행 시 짐을 1층에 놓고 2층 좌석에 앉는 것이 마음이 영 편치 않다. 2층으로 가져가자니 좌석 선반 위에다 올려놓아야만 한다. 좌석 공간은 브롬톤을 무릎사이에 놓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지만 그럴 경우, 역무원 눈에 띄면 강력히 주의를 받기 때문에 쉽지 않다. 결국 1층 짐칸에 놓고 역에 설 때마다 수시로 체크를 해야 한다. 미국 자전거 도난율은 우리 평균의 서너 배일만큼 높다고 한다. (*USA pass trail : 499불에 암트랙 구간을 10번 탈 수 있다. 기간 제한은 없는 듯 하나 암트랙 연계 버스 탑승 회수가 10번에 포함된다)
어? 내 브롬톤 사라졌다! 설마?
암트랙에 적응하는 며칠 동안 웃지 못할 아찔한 순간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몇 가지만 사례를 들면 버튼식 자물쇠가 있는 역 화장실에 휴대폰을 놓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지 못해 애를 태우다 찾기도 했고 졸다가 내릴 역을 지나칠 뻔도 했다.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결국 우버 택시를 불러 거금을 드려 겨우 일정을 맞출 수도 있었다. 물론 이를 털어버릴 만한 즐거운 기억도 있다. 시애틀 가는 동안 자연 풍광을 좀 즐겨 보려고 들른 전망칸 안에서 우연히 만난 태국 출랑콘대학 건축학과 졸업반 소녀들 4명과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1층 짐칸에 브롬톤이 그대로 있는지? 체크할 때를 지나쳐서 앗차 싶어 가 보니 아뿔싸 '쾌걸 조로'와 배낭이 깜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자세한 얘기는 번외 편에서... 아들은 이런저런 happening을 듣고 이제 겨우 3일째인데 은근히 앞으로의 여정이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식당칸&카페 이용법, 그리고 기차 출발지와 목적지에서 타고 내리는 고난도 문제는 미국 대륙간 철도편에서 보다 상세히 다루기로 한다.
라이딩 경로와 동선은 구글 맵과 애플 지도 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녹녹지 않다. 우선 인터넷이 원활하다는 보장이 없고 무슨 공사가 그리 많은지 'detour' 표시가 있으면 무조건 뺑뺑이를 돌린다. 그러니 아예 자전거로 가는 길보다는 도보 길 우선으로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각 도시마다 공항과 역이 한 개 이상인 곳도 많으니 꼭 몇 번이고 확인해야만 한다. 그래도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시애틀에는 킹스턴 역과 유니온 역이 두 개 있는데 알래스카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암트랙 버스 승차장이 있는 킹스턴 역 지하 구역으로 가야 한다. 내비는 킹스턴 역을 유니온 역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러니 교통수단을 탑승하러 갈 때나 라이딩할 때, 스쿠버의 333법칙과 같은 시간 활용법을 적용해, 예상 시간 3배 정도의 여유 시간을 가지고 출발하는 게 좋다. 서두르면 무조건 탈이 난다. 자고 먹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 이유이다. 여행을 다녀오면 살이 빠지는 사연이기도 하다.
2022년 9월 29일 알래스카 주도 주노 거쳐 휘티어(Whittier) 가는 바다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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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 이제야 여행 계획(‘21년 12월), 사전준비와 답사(’ 22년 2월-4월)부터 실행(‘22년 9월 14일-11월 14일)까지 ‘기록&보관한 ‘ 글과 사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봅니다
*뱀발 2 : 둘째 주 동선 0921-0928, 그리고 그 이전
서울_공항버스> 인천공항_비행기> LA_Amtrak1> Sanfrancisco(Emeryville)_Amtrak2> Merced_Express bus> Yosemite_Ecpress bus> Merced_Amtrak3> emeryville_Amtrak4(23 hrs)>Seattle_Amtrak bus5> Bellingham Port_M/V Kennicott> ketchikan(37 hrs). Juneau(19 hrs). Whittier(36 hrs)
*뱀발 3: 092722 09:20 앨러스카 휘티어(whittier) 도착 12시간 전부터, 먼바다인데도 인터넷이 잡히네요! 그래서 기록&정리 글 upload 하고 있습니다만 사진이 안 올라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