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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계학 서설 II Dec 04. 2024

#1 나는 PADINAUISSI ‘오픈워터’입니다!

CH II. 한없이 좋고 마냥 즐거운 오픈워터(OpenWater) 시절

An Open Water Diver feels like a mountain hermit suddenly journeying into the depths of the ocean, discovering an entirely new and mysterious world.

PADINAUISSI 오픈워터 다이버입니다

  강사 자격증을 한 단체에서 교육을 통해 우선 정식으로 받고, 그 이후 교육 없이 다른 여러 단체에서 ‘크로스오버’라는 절차를 통해 여러 개의 강사자격증을 받는 다이버는 참 많다. 그러나 스쿠버다이빙에서 첫 단계인 오픈워터 레벨을 PADI, NAUI, 그리고 SSI 등 글로벌 3개 단체에서 모두 정식 교육을 받고 공식적으로 자격증을 받는 다이버는 그리 흔치 않다.


  나는 ‘PANASSI’ 오픈워터 다이버이다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PADI 오픈 워터 다이버 OW 자격증을 받기는 했지만 수중생물학, 물리학 등 이론교육보다는 실기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되어 물에 대한 지식과 정보부족에 수영이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는 자격지심까지 겹쳐 다이빙 내내 '물에 대한 공포'는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교육강사들은 '아무 문제없다'라고 거듭 얘기했지만 사실 물속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걱정이 많았다. 오픈워터 시절은 물과 수중환경에 대해서 아직 많이 모르기 때문에 '무식이 용기'라는 말처럼 공포보다는 '즐거움'이 항상 앞선다고들 말한다.


  그렇지만 나는 달랐고 순간순간 스치는 '공포'를 완전히 없애보려고 결국  NAUI와 SSI 오픈워터 정식 교육을 각각 1번씩 더 받기로 결심했고 실행에 옮겼다. 결국 글로벌 3개 단체 OW자격증을  다 보유하는 다이빙계의 드문 사례를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오지랖은 결국 강사 자격증까지 이어져 테크니컬 다이빙 전문 단체인 TDI(Technical Diving International)의 레크리에이션 SDI(Scuba Diving International) 강사 자격증 포함 총 4개 단체의 강사 자격증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스쿠버다이빙 관련 교육과정만 30여 개를 더 받다 보니 '자격증 수집가'란 비공식 별명까지 가지게 되었다. 지금도 국내외투어시 다이빙샵에서 자격레벨을 물으면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PANASSI(PADI.NAUI.SSI) 오픈워터 다이버"입니다


  교육단체마다 과정과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오픈워터 교육과정은 이론교육 8시간과 제한수역(잠수풀)에서 마스크 물 빼기 4가지, 빠진 호흡기 되찾아 다시 호흡하기 2가지, 그리고 중성부력 체험 등 16-20가지 정도의 기본 다이빙 스킬 교육을 2-4회 정도 받은 후, 개방수역 해양실습을 수심 10m에서 4회 다이빙하는 크게 3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해양실습은 대부분 1박 2일 정도 진행된다. 교육기간은 빠르면 한 달, 이런저런 개인 일정 사정으로 좀 늦어지면 두 달 정도는 필요하다.


  어느 순간부터 바다의 ‘신선’으로!

  오픈워터는 수중 가이드를 포함 마스터급 이상의 동반 다이버와 함께 물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 딱 거기까지만 인정된다. 물론 100회 오픈워터 베테랑 다이버도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만 '안전'이 생명인 스쿠버 다이빙계에선 다이빙 회수보단 자격레벨에 따른 기준과 원칙을 더 철저히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격레벨은 다이빙스킬보다 단 한 번의 위험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단계적으로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30여 년 동안 1,000회 이상 물속을 들락거렸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50회 미만의 오픈워터 시절이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것 같다. 물속에 들어간다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물속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다이빙을 했는지는 물론 생명에 대한 걱정과 공포조차도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물속의 무중력으로 일상에서 탈출했다는 해방감, 마냥 이어지는 자유로움, 그리고 바닷속으로 향하는 이동시간 동안 버디 같은 다이버들과의 끊임없는 호기심 담은 수다들, 기억 하나하나 모두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고 추억으로 떠올리는 순간 입가에 저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다이빙 장비를 준비하는 투어 A부터 다이빙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던 Z까지 신선만이 산다는 무릉도원을 다녀온 꿈같은 나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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