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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계학 서설 II Dec 09. 2024

#3 아직 나에겐 세 사람의 사부가 있다

CH II 한없이 좋고 마냥 즐거운 오픈워터(OpenWater) 시절

Even now, I still have three mentors. I truly miss them!

TDI 정본부장, IANTD 리키 트레이너, SSI 김 초대본부장

  스쿠버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첫째는 선생님이면서 사부인 교육강사 둘째는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다이버 자신의 인내와 열정, 그리고 남은 하나는 '끊임없는 ‘ 반복 학습과 훈련이라 생각한다. 즐기려고 하는 취미, 레저활동에 무슨 성실이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하는 다이버들이 많을 것이다.


  반복, 반복 그리고 또 반복하라!

  답은 간단하다. 스쿠버다이빙은 다른 어떤 레저, 취미활동보다 더 많은 불가항력적인 변수를 가진 바다와 '수중'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순간의 실수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육지상에선 아주 단순한 동작과 실수를 수백 번, 수천번 반복, 연습하여 무조건 반사적이고 순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인내와 습작'의 성실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속에선 끊임없이 천천히 깊게 길게 호흡하라', '문제가 발생하면 생각과 움직임을 멈추고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하라'-얼마나 단순하고 간단한 주문인가? 그러나 물속에서 발생하는 예고 없는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에선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첫 번째 교육강사는 마스크와 오리발 없이 물속에서 60분을 담담하게 교육을 시킨 베테랑 다이버였다. 마스크가 없으면 물속에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제대로 사물을 구별할 수 없다. 공기통을 맨 상태에선 오리발 없이 물속에서 전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김SSI 초대 한국본부장은 끊임없이 노력을 하면 물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실제 몸과 행동으로 보여준 선생님이었다. 다이빙의 지식과 스킬을 배웠다기보다는 물에 대한 적응력과 친밀감을 느끼게 도와준 선배이다. 초기 100회 다이빙을 함께 했다.


  두 번째 사부는 '최초'라는 명예와 자부심으로 로그북에 다이빙 회수가 100회씩 매번 더해질 때마다 이전의 제곱승으로 어김없이 찾아오는 ‘물에 대한 공포’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강사이다. 그와 함께 수심 100m를 트라이믹스 기체를 사용하여 더블 탱크와 재호흡기로 우리나라 최초로 다녀왔다. 내려갈 때는 3분, 올라올 때는 1시간 20여분이 소요됐다. 미국동굴다이빙협회가 인정하는 수중동굴 1km 왕복하는 Full Cave 다이버 교육과정을 멕시코에서 함께 하고 정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동굴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난 동굴 다이버 됐다.

  

  절대자유를 향한 ‘자신과의 싸움’

  다이빙 200회 때 맞닥뜨린 '다시는 물속에 들어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물에 대한 공포를 생소한 테크니컬 다이빙 교육으로 겨우 넘길 수 있게 해 주었다. 재호흡기 다이빙 50회, 테크니컬 다이빙 50회를 함께 했다.


  세 번째 버디이자 스승이었던 IANTD instructor Trainer 황xx, 일명 리키 강사는 스킬의 완벽함을 통해 스쿠버다이빙의 '절대자유'를 보여준 사람이다. 스쿠버다이빙이 일상의 삶에 가져다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나에게 자유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답을 준다는 것이다. 나에게 자유란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소소한 일상에서 '여유와 감성'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스쿠버다이빙은 동료이면서 버디인 다이버와 함께 물속 생활을 즐기는 레저활동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나로 인한 실수와 그로 인한 행동은 즉각적으로 버디의 위험과 직결될 수 있다. 진리가 늘 그러하듯이 철저한 이타주의의 결과에 의미를 둔 역설적이지만 표면적으로는 '자신과의 싸움'에 몰두하는 이기주의적인 언행이 필요하다. 자유, 여유, 감성, 소확행 등을 남겨준 3 사부가 가끔 몹시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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