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 11 기압 클럽의 탄생-수심 105m

CH III. 100 깡마다 공포, 그리고 교육

by 관계학 서설 II

The surface is at 1 atm, and the pressure increases by 1 atm for every 10 meters of depth. Therefore, at a depth of 100 meters, the pressure is 11 atm. *atm=atmosphere 기압(압력)

빛도 사라진 어두움이었다

'산소'와 질소가 21대 78 비율로 섞인 '공기'를 사용하는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한계 수심은 48m이다.


레크리에이션 다이버의 한계수심 48m

개개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다이버는 43m와 48m 사이에서 대부분 질소마취를 겪는다. 그 지점을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한계수심으로 정한 것이다. 난 수심 44m에서 눈앞이 핑핑 도는 질소마취를 겪었다.

질소마취는 다이버가 통돌이 세탁기 안에 들어간 것처럼 바닷물 전체가 나를 휘감고 빙빙 돌아가는 어지러움증을 경험한다. 이를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즉시 수심을 2-3m만 상승하면 된다.


수중 시야가 40-50m까지 나오는 태평양 바닷속을 돌아다니다 보면 10m 수심에서도 60-70m 바닷속이 훤히 보인다. 내려가도 별 문제가 없을 듯 보인다. 질소마취도 몇 번 겪어보면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자만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답은 '절대 안 된다, Never'이다. 자칫 잘못하면 48m 이하 수심에서 산소 부분합 상승으로 산소마취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중 산소마취는 즉각적인 ‘실신’으로 이어지고 결국 생명을 잃게 된다.


2005년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우리나라 동해에서도 100m 수심 포인트를 서너 군데 찾아 대심도 다이빙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땐, 필리핀에서 100m 다이빙 교육이 이루어졌다.


대심도 잠수라고도 하고 감압(절차) 다이빙 또는 트라이믹스(Trimix, 3 기체) 다이빙이라고도 한다. 질소마취보다 무서운 산소 마취를 피하기 위해 대심도에서 산소 부분압을 낮추어 줄 수 있는 제3의 기체 헬륨을 사용한다. 질소와 산소의 비율을 줄이고 그 양만큼 헬륨으로 채운다.


헬륨으로 산소와 질소마취 부분압 조정

질소마취 체험하는 일반 공기 다이빙 후, 트라이믹스 기체로 60m, 80m, 그리고 100m 등 3단계로 매일 1단계씩 도전하는 교육일정을 거친다.


100m 수심은 교육의 마지막 날 이루어진다. 등 쪽에 두 개의 트라이믹스 탱크를 메고 왼쪽에 나이트록스 탱크, 그리고 오른쪽에 100% 산소통 등 총 4개 탱크를 짊어진다.


그리고 각 탱크와 연결되어 있는 호흡기 3개와 주호흡기가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하여 옥포투스(Octopus)란 보조호흡기 1개 등 총 4개 호흡기를 가지고 간다. 그 외에도 설명조차 쉽지 않은 내려갈 때는 물론 올라올 때의 수심에 따라 '기체를 바꿔 호흡해야 하는, 즉 각기 다른 기체와 연결된 호흡기를 바꿔 물어야' 하는 수심 테이블이 적힌 기판 등 챙겨야 할 품목이 참 많다. 하나라도 없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각 4-6명으로 구성된 2그룹이 우리나라 최초로 수심 100m, 아니 수심을 기록하는 다이빙 컴 게이지를 찬 팔을 우린 최대한 늘어뜨려 105m란 숫자를 만들어냈다.


계획된 3분 체류시간 동안 인증 사진도 찍고 빛도 없는 어두운 주변을 마냥 둘러보았다. 정해진 감압절차에 따라 100분 동안 유람하듯이 천천히 올라왔다. 내려가는 데 걸린 시간은 3분이었지만!


모든 장비를 배에 싣고 우리나라 최초 테크니컬 다이버가 된 것을 서로 자축하면서 즉시 11명 모두의 만장일치로 '수심 100m, 11 기압 클럽'을 결성했다.

keyword
이전 26화#5 다이빙은 몸과 ‘머리’가 함께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