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새벽안개 뚫고 1일 100km

국토잔차길•그랜드슬램 - 4대 강 종주:섬진강·브롬핑

by 관계학 서설 II Feb 02. 2025

1003 브롬핑 2일 차이다. 06:30 해 뜨자마자 출발하기로 했다.

4개 인증센터를 거치면서 두가헌, 곡성 안개마을, 현수교와 계곡 요강바위 등 서너 군데 방문지를 함께 들러야 하기 때문에 좀 서둘러야 한다. 평지 4~5km마다 경사 7~12% 오르막 단차들이 오늘도 계속되리라 예상된다. 하류와 상류의 고저차이가 588m이다. 또한 아점과 저녁을 '잘' 선택해야만 하는 행복한 고민까지 있다.

일제 강제노역장-향가터널과 인도네시아 브롬톤너

새벽안개는 비처럼 안경에 방울방울 맺힐 정도로 진했다. 구례역을 거쳐 건축대상에 빛나는 '두가헌'까지 쉼 없이 달렸다. 고즈넉이 자리 잡은 한옥 5채는 이슬을 머금은 듯 조용함을 넘어 인기척조차 없다. 횡탄정에서 광해군시절 야인 절개를 뽐내던 14인을 추모하고 침식습지로 이름난 곡성 안개마을로 향했다. 탁한 듯 담담한 웬만한 운동장만 한 연못 속에 넓디넓은 연잎이 포개져 지천이다.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으로 만든 향가터널에서 인도네시아 젊은 학자 브롬토너들을 만났다. 그 시절 동련상련으로 또 하나의 인연을 만들어간다.

장군목까지 25km, 거기서 종착지 섬진강댐까진 14km 거리이다. 간헐적 단식을 위해 최소 12시간도 지났고 하니 이 고장 명품인 '매기(빠가) 매운탕'을 먹을 타이밍이다. 이 음식의 진실은 매기도 동자개 물고기가 아닌 더불어 있는 '시래기'가 별미란 사실이다. 一味이다. 식당 체인점인 듯한 커피숖에서 섬진강을 정원 연못정도로 즐기면서 '뜨아'를 한잔했다. 카카오맵 자전거어플 베타버전이 얼마나 업데이트되었나 살펴보다가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대한민국 아름다운 자전거길 30선에 향가유원지에서 장군목까지 강변길이 포함되어 있음을 순간 깨닫고 과감하게 온라인 디지털 도장을 찍은 게 오늘의 덤이다.

마지막구간까지 몸과 마음이 포근한 자전거길

장군목 강가에서 늦은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혹시나 하고 챙겨 다니는 가방 속 수영복과 물안경을 문득 떠올렸다. 혼자 빙그레 미소 짓고는 갈길을 또 재촉한다. 호젓이 400여 년을 지켜 온 구암정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인근 유원지 현수교를 건너 '아들 낳게 해 준다'는 전설과 신비로 가득 찬 요강바위에서 인증숏 겸 잠깐 휴식을 취한다. 장군목에서 섬진강댐 종착지까지 길조차 피곤한 몸에 걸맞게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한 우리 집 정원길 같은 포근함이 넘쳤다. 끝까지 눈길을 멈출 수가 없다.

100km를 점심 40분를 제외하고 거의 10시간을 쉼 없이 달려 드디어 148+10km 섬진강 브롬핑을 마친다. 이제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2,500km 중 낙동강 363중 280km을 남겨두고 있다. 2년 동안 16,000km 달리면서 나만큼 고생한 브롬톤 '쾌걸 조로'에게 경이를 표한다. 특히 주인 몸무게도 만만하지 않은데 브롬핑 장비까지 뒷좌석에 내맡겼으니 여행기간 내내 못내 안타까웠다. 잘 버텨줘서 고맙고 앞으론 한 코스 1박이나 장기간 숙식일 때만 브롬핑 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는 거로 그 마음을 달래 본다. 이번엔 이래저래 테스트한다고 혹사시킨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 #TheFutureIsNow #NormalsNowSpecial #정서적餘裕 #신체적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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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남부터미널 도착-출발 사진 1 cut

06:40 서울> 하동 3'50"

11:00 하동시외버스터미널 도착

하옹촌 재첩식당 아점

12:30 하동> 배알도수변공원 C (21" by Taxi)

망덕 가을전어-풍성식당

13:40 섬진강 브롬핑 롸이딩 시작

18:30 매화마을> 남도대교> 사성암> 구례민박

18:30 저녁 바비큐

22:00 브롬핑&

06:30 구례(사성암)>횡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