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하기

by 서린

글을 쓰는 것과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나 혼자 한 끼 챙겨 먹는 것과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 다른 일인 것처럼. 글쓰기 수업을 내 방식으로 설계하고 진행한 지 2년 차. 드디어 무언가 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수업의 큰 얼개를 잡고 각 반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진행을 했다. 큰 흐름과 주제를 잡은 후에 어떤 내용을 끌어내고 쓸지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더 구체적으로 정했다.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 게 편하고 글 쓰기 자체를 즐기는 학생들이 많이 섞여 있으면 이 방식이 적당했다. 진행을 하면서도 큰 부담이 없었고 모두 각자의 이야기(글)를 듣는 걸 즐거워했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학생이 좀 더 많거나 그저 해치워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는 학생이 있으면 위 방식은 어울리지 않았다. 즉 각 반의 분위기나 학생 구성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 이 상황을 맞닥뜨렸다. 글쓰기 지도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채워 넣어야 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모두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보통은 저학년에서 위 현상이 벌어진다. 중학교 3학년쯤 되면 위 방식으로 진행할 만했다.)


며칠 동안 위 생각을 머리에 이고 지냈다. 그러다가 결론을 냈다.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이제야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내 우물'부터 바라본 때문이다. 내 머릿속에서 바닥까지 한 번 긁어본 것이다. 그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내 우물에서 고개를 빼들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다섯 권 읽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은. 내가 배우고 또 채워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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