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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밤 Sep 19. 2020

독서실의 샴 쌍둥이

20대의 기록 #5

동네 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인 방에서 매일 낮시간을 지키고 앉아있는 성인은 둘 뿐이었다. 인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그녀도 나와 비슷한 문제집을 펴고 있었기에 같은 시험을 준비한다고만 추측할 수 있었다. 나도 그녀도 마찬가지로 서로 위로하거나, 격려할 만한 여유는 없어 보였다. 샴 쌍둥이처럼 등을 마주대고 앉아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주었을 뿐이다.


그 날은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자리에서 일어나 창 밖을 보았다. 그러자 그녀도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왔다. 여전히 아무 말도 주고받지 않은 채, 나란히 한참을,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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