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있는 가족들을 바라보며 설거지를 할 수 있었던 대면형 주방. 큰 식탁을 놓도록 설계한 듯한 넓직한 다이닝 룸에는 이사 날짜에 맞추어 중고나라에서 40만원이라는 훌륭한 값에 득템한 원목 식탁을 들여 놓으니 안성 맞춤이었다.
부엌 베란다의 큼직한 통창에는 연한 아이보리 톤의 린넨 커튼을, 역시나 가성비를 고려한 이케아 제품으로. 고루했던 주방 등과 통로 조명도 손재주 좋은 남편이 직접 갈아 주었고 안방을 수놓던 화려한 왕꽃무늬 벽지는 견디다 못한 내가, 직접, 전세집에 돈 들이기 싫어하는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가 잠든 새벽을 틈타 페인트 칠로 덮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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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20평형대에 살다 처음으로 살아본 넓은 집. 전세집임에도 남편과 나는 이따금씩 굉장히 성공한 기분이 든다며 감사하고 감격하곤 했다. (현실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와서 넓어졌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