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숲으로 들어온다.

인공지능이 아닌 영성지능이 필요하다.

by 박동기

나무를 안고 말한다. 숲이 전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치유하는 나무와 위로하는 숲을 이야기 하고 싶다.


요즘은 날씨가 너무 좋다. 파란 하늘이 가슴이 아릴 정도로 청명하다. 춘천의 중도의 섬에 드라이브를 가보았다. 아직 공사중이라서 복잡하지만 뷰가 좋은 곳을 찾았다. 초록은 무성하고 흰구름은 평안히 흘러갔다. 하늘이 저렇게도 맑고 파랄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찬란했다.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평화로운 섬이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글에 담고 싶은데 천분의 일도 표현을 못하겠다. 키 큰 포플러 나무잎이 멋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포플러 나무를 보면 그 모습에 한없이 빠져든다. 옅은 강바람에 쉴 틈도 없이 흔들어대는 나뭇잎이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 준다.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높고 나뭇잎도 푸르다.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 새는 날라간다. 내 마음속도 강물처럼 평화롭게 흐른다.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나려고 한다.


맑은 하늘


하늘아 너무 맑아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내가 너무 예뻐

눈물이 나려고 한다


아니다


내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시집


춘천은 시골의 느낌이 많이 있는 자연 친화적인 도시이다. 인간의 감수성을 회복시켜주고 창의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자연이다. 인간의 상처된 마음도 치유해주는 것도 자연이다. 퇴근 후 고된 삶을 마치고 숲으로 들어간다. 숲에 들어가면 공기부터 맛이 다르다.갑자기 차소리와 소음은 들리지 않고 나무에 부딪히는 잔잔한 바람소리만 들린다. 솔바람 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평안해진다. 숲에 들어오니 얼굴빛이 생기가 넘친다.


매일 저녁 걷는 길이지만 자연은 매일 다르게 신비함을 준다. 노란 꽃과 빨간 양귀비 꽃을 하도 자주 보다보니 말을 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오늘은 작은 나무, 큰 나무 상관없이 차별없이 쓰다듬어 주었다. 까칠한 소나무 껍질이 손에 닿을 때 더 애정이 간다. 소나무 껍질은 왜 이렇게 울퉁불퉁하게 태어났을까? 이젠 밋밋한 껍질의 나무보다 어머니 손과 같은 울퉁불퉁한 소나무 껍질이 좋다. 쓰다듬을 때도 느낌이 좋다. 나무 껴안기를 하면 내 몸이 좋아지고 건강해진다.


나무를 껴안고 접촉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나무의 에너지가 나에게 전달이 되어 내가 생명력이 넘치게 된다. 내가 소나무를 안고 터치했을 때 건강해짐을 진심으로 체험을 했다. 나무를 자주 껴안는 일은 신진대사를 자극해서 치료 효과가 있다. 남들의 눈을 생각하면 챙피하지만 나무도 원하고 나도 건강을 원하니 잠시 껴안는 것이다. 몇 년 전 시드니 왕립식물원입구에는 참으로 멋진 표지판이 걸렸었다. 거기에는 방문객들에게 나무를 껴안아 보고 풀밭을 맨발로 걸어 보라고 권하는 내용이 있었다. 나무 껴안기는 인간을 살리는 길이다. 모든 나무가 인간에게 유익한 에너지를 주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소나무와 과일나무는 대부분 유익하다. 그런데 호도나무는 인간에게 해롭다. 호도나무는 인간에게 유해한 에너지를 준다고 한다.


'나무 껴안기(Tree hugging)' 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으며 그것을 하는 사람은 심리, 신체적 건강의 향상을 체감한다. 식물은 우리 기관들의 생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생체 전기장을 방출한다.

여러 나무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많은 측정을 해 본 결과, 나무를 껴안거나 심지어 그냥 만지기만 해도 이 굳건하고 위엄있는 생물과 직접 연결될 수있을 뿐만 아니라, 체내에 쌓이 정전기를 '접지'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무의 에너지는 우리의 생명과정을 촉진하고 자양분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나무는 인간과 접촉하는 것을 사랑한다.

나무를 자주 껴안는 일은 신진대사를 자극하는 치료효과가 있는 행동으로 간주된다.

치유하는 나무 위로하는 숲 - 마르코 멘칼리


우람한 소나무를 보면 애잔한 마음이 든다. 앞의 아파트를 지어서 친구 소나무들이 다 잘라져 나갈 때 그 모습을 보며 두려웠을 것이다. 다음은 내 차례가 아닌가하며 마음 고생을 했을 것이다. 마음 가라앉히며 묵묵히 서있는 소나무를 보며 마음 고생 많이 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나무를 바라보는데 곧게 뻗은 가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용하게도 뿌리 잘 내리고 산다.

사는 것도 이런 저런 바람이 불텐데 삶의 뿌리까지 캐내가는 그런 바람은 맞지 않고 싶다. 여기서 바람은 꼭 외도만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나 애인이 바람이 나도 용서하고는 살 수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가 있다. 그런데 건강을 잃는 삶의 바람은 이겨내기가 참 힘들다.


나이가라 폭포를 외줄타기로 성공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외줄 타기를 성공한 이후에 교만하지 않기 위해서 세 시간동안 고개를 숙이고 무조건 쓰레기를 줍는다고 했다. 그럴때 마음이 유지가 되고 인기에 흔들림이 없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나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겸손하게하고 , 나를 새롭게 만들어주는 곳이 숲이다. 매일 만나는 숲을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것은 알 사람만 알 것이다. 나의 정체성중의 하나가 숲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숲은 나를 새롭게 해주고 생각을 이끌어내는 샘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글로 표현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고 힘있는 글을 쓰면 얼마나 더 좋을까?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가 아닌 영성지능(SI)이 더 필요하다. 기술적인 지식보다는 기술을 이용해서 창조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이다. 앞으로는 창조성과 상상력이 풍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다. 어떤 여인이 언니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하찮은 기억들과 친구들의 마음을 인공지능은 알 수가 없다. 인간의 마음을 알아내고 그것을 기술과 연결을 시킬 때 인간에게 가장 유익이 되는 제품들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힘인 창조력과 상상력은 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여 깊은 생각으로 빠져들어 창조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창조는 편집이다. 세상 아래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기존 것들을 용접하고 땜질해서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앞선것이 먼저 인간을 알아야 한다.창조력과 상상력이 풍부하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나에게 숲은 창조의 공간이다. 쉼의 공간이고 마음을 치유하는 장소이다. 숲이 내 마음을 잘 안다. 소나무들과 꽃들이 내 마음을 잘 안다. 자연과 인간, 기술이 하나가 될 때 가장 이상적인 세상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소나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의 소리를 들으며 대화를 나눈다. 발로 밟는 숲길에 내 발이 닿을 때 숲과 호흡한다. 눈물을 흘릴 때에도 숲은 내 눈물을 잘 받아준다. 내 눈물을 닦아주고 나를 쓰다듬어 준다. 숲과 하나가 된다. 꽃들도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그냥 하찮은 들꽃인 줄 알았는데 그들의 소리가 들린다. 반갑다고 말한다. 웃으면서.


왜 예전엔 꽃들의 웃는 모습들은 보지 못했을까? 자세히 보지 않아서 건성으로 보아서 꽃들이 예쁜지 몰랐고 그들의 소리에 귀를 막아버렸다. 들꽃이라서 하찮게 여기고 그들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 지금은 꽃에도 얼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를 쳐다봐달라고 웃는 꽃도 있고 축쳐진 우울한 꽃도 있다. 꽃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져본다. 요즘엔 나이 어린 직원들, 생산직분들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그들의 일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들꽃이 아닌 소중한 꽃처럼 대해주는 것이다.


숲의 요란한 교향곡을 모두 들은 후에 숲에서 나온다. 나무와 풀들이 '에너지 악기' 역활을 하고 우리 몸의 세포가 그 소리에 매료된 관객 역활을 하는 조용한 녹색 콘서트가 이루어진 생체 에너지 정원에 흠뻑 취한 상태이다. 딱딱했던 내 몸과 생각들이 다시 생기를 얻어 창조력과 상상력을 회복한 모습으로 나온다. 숲을 다녀온 후에 Before 와 After 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얼굴의 성형이면 더 좋겠지만 마음의 성형을 하고 나온것이다.


나의 정체성은 숲이다. 이 숲이 나를 살린다. 남들에게 하찮은 숲이고 볼품이 없는 외진 산이다. 그런데 나에게 이 숲은 창조력과 상상력, 새 힘을 주는 곳이다.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창조력과 상상력인데 이것을 숲에서 얻고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조용한 장소, 작은 나무 한 그루, 앉을 수 있는 벤치 하나다.


퇴근 후 이발을 하고 바로 숲으로 갔다. 가족들에게 이발한 사진을 보냈는데 머리가 엉망이라고 난리다. 특별시에 있는 미용실에서 해야 하는데 시골에서 이발하다 보니 이렇다고 했다. 탈모에 낚여서 탈모 삼퓨 2개도 샀다. 헤어 스타일이 마음에 안들어도 앞으로 여기서 자주 이발을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미용실이 숲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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